"상정준비" 野입장 수용…'정회선포' 與에 퇴장기회만섭(李萬燮) 국회의장은 17일 밤 탄핵안 처리 문제를 놓고 '법대로'를 명분으로 여야 한쪽의 편을 들지 않고 절묘하게 회의를 진행해 또 다른 논란을 빚었다.
이 의장은 이날 밤 11시께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국회법에 따라 탄핵안 의사일정을 추가한다"고 선언했다. 그는 "어떤 고충이 있더라도 탄핵안을 처리하겠다"며 탄핵안 상정 준비에 들어감으로써 일단 야당측 주장을 들어주는 것으로 비쳐졌다.
하지만 이 의장은 "민주당 의총 소집 요청과 기표소 준비로 정회를 선포하겠다"고 밝혀 사실상 민주당 의원들이 퇴장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날 밤 표결이 무산되는 계기를 제공해줌으로써 결국 여당 편을 든 것이라는 해석이 야당측에서 제기됐다.
한나라당측은 "이 의장이 여당 지도부와의 교감을 통해 탄핵안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가도록 한 것 아니냐"고 의혹의 눈길을 보냈다.
이 의장은 이날 저녁까지 "일단 탄핵안의 형식 요건이 갖춰지면 국회는 접수ㆍ처리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회 문화분야 대정부질문이 끝난 뒤 법대로 탄핵안을 상정하겠다"고 강조했었다. 당초 이 의장의 탄핵안 상정 방침은 민주당을 곤혹스럽게 만들었으나 여당의 표결 무산 작전 등으로 실제 상황은 다르게 진행됐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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