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라 안팎에서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물가 성장률 국제수지 등 주요 거시경제지표 들은 양호한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급하게 식어가고 있다.급격한 소비 위축이 대표적이어서, IMF체제 초기처럼 경제 회복을 위해 소비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다. 생산 설비투자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표의 증가율도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내년에 '경제위기 4년차 신드롬'발생을 우려하고 있다.
우리 경제에 대한 위기론이 지속되는 것은 국민들이 근거가 희박한 낙관론에 바탕을 둔 자만심에서 깨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한 측면도 있지만, 그렇다고 역시 근거가 확실하지 않은 비관론에 함몰되어 회의적인 분위기에 빠지는 것은 경제를 아주 침몰 시킬 우려가 있다. 현실을 똑바로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시기인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삼성경제연구소와 IMF의 지적은 주목할 만하고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삼성경제연구소가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국민들은 IMF체제 극복평가에 대해 100점을 만점으로 할 때 38.6점의 낮은 점수를 줬다. 지난해 말의 45.1점보다 크게 낮은 수준이다.
또 IMF체제를 완전 극복하는 시기에 대해서는 '향후 3년 이후'가 64.4%에 달한 반면 '1년 이내'는 3.1%에 불과했다. 아직도 우리 경제는 길고 험난한 IMF 터널의 중간쯤에 있다는 판단이다.
IMF가 발표한 우리 정부와의 연례 정책협의 결과도 비슷하다. 한국경제는 지난 3년간 급속히 회복해 사상 최대의 외환보유고를 기록하고 있고, 경제 전 분야에 걸쳐 구조조정이 이루어져 장기적 혜택이 기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의 지연으로 한국시장의 분위기는 매우 침체되어 있다고 밝혔다.
결론은 결국 철저한 구조조정이다. 국민들이 IMF체제 극복 여부에 대해 낙제 수준의 점수를 매긴 것이나, IMF가 거시 지표는 괜찮으나 미시적인 측면에서는 아직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 것 등은 바로 구조조정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제 현대건설 대우자동차 등을 비롯한 기업과 금융지주회사 등 기업ㆍ금융 구조조정이 마무리 단계에 돌입했다. 마지막 스퍼트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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