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부동산 명의신탁 파문으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박태준 전 총리가 자신의 명의로 된 재산들을 모두 정리, 상당 부분을 불우이웃을 위해 쓰는 등 사회에 환원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17일 전해졌다.박 전 총리는 첫 조치로 40년간 살았던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183의 8) 자택을 매각했으며 14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빌라를 전세, 이사했음이 확인됐다.
박 전 총리의 한 측근은 "현재 해외 체류중인 박 전 총리의 뜻에 따라 부인 장옥자씨가 북아현동 집을 사업하는 사람에게 팔았다"며 "짐이 많아 일단 60평 크기의 빌라로 이사했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이어 "명의신탁 파문으로 충격을 받은 박 전 총리는 10월초 잠시 귀국, 박정희 전 대통령의 구미 생가를 방문한 뒤 부동산을 모두 정리해 불우이웃 돕기에 쓰고 싶다는 결심을 밝혔다"고 말했다.
다른 측근은 "박 전 총리는 북아현동 자택뿐 아니라 명의신탁 파문으로 논란이 된 중구 오장동 빌딩 등도 매각을 추진 중"이라며 "조모씨와 공동 소유로 돼있기 때문에 박 전 총리 명의로 된 부분만 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총리측은 북아현동 자택 매각 가격에 대해 분명히 밝히지 않았으나 인근의 부동산 중계업자는 "대지가 330여평이고 건평은 50여평으로, 요즘 부동산 경기가 하락해 14억원 정도에 팔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총리는 1961년 5ㆍ16 직후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비서실장으로 있을 때 당시 의장이었던 박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별 하사금'를 받아 일제시대 관료가 살았던 북아현동 자택을 매입했다.
문민정부 시절 박 전 총리는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세청에 의해 북아현동 자택에 대한 압류조치를 당하기도 했다. 박 전 총리는 최근 중국에서 가슴 물혹 치료를 받은 뒤 일본에 체류중이며 내주 귀국할 예정이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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