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 "계동사옥 매입 안한다"현대건설 자구계획이 계동 사옥 매각문제로 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현대건설의 자구계획 예정액은 총 9,000억원대. 하지만 계동 사옥 매각이 안될 경우 7,300억원 대로 줄어들고 그만큼 시장신뢰 회복에도 차질을 빚게된다.
계륵이 된 계동 사옥 현대그룹측은 현대중공업과 현대자동차 계열인 현대모비스(구 현대정공)가 계동 사옥을 공동 구입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정몽구(鄭夢九) 현대차회장이 16일 제시한 내용에는 현대모비스의 계동사옥 구입 부분이 빠졌고, 중공업도 난색을 표명해 1,700억원선의 계동 사옥은 계륵(鷄肋)의 처지가 됐다.
계동 사옥은 총 건물면적을 포함, 4만평(토지 9,128평)으로 이중 3분의 1정도는 이미 1998년 12월 현대자동차, 현대종합상사, 현대정유, 현대중공업 등에 팔았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본관 11층과 별관 6층을 사용하고 있다.
따라서 매물로 나온 것은 본관 6개층, 별관 6개층, 체육관, 주차장, 부대시설 등이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본사가 울산에 있고 서울사무소에는 불과 400여명이 근무를 하고있다. 따라서 더 이상의 건물이 필요없다는 게 현대중공업의 입장이며 노동조합도 반발하고 있다. 심지어 참여연대 등은 중공업이 계동사옥을 매입할 경우 이사회를 상대로 부당지원의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상선 보유 중공업 주식 매각 현대중공업은 계동사옥을 매입하는 대신 현대상선이 보유한 중공업 지분(12.46%) 중 3.5%(500억원) 정도를 매입하는 방안을 그룹 구조조정위원회에 제시했다. 이 경우 상선측이 주식매각 대금으로 계동사옥을 사들이거나 건설의 기업어음(CP)이나 회사채를 매입하면 된다는 것이었다.
또 이 방안은 현대중공업의 자사주를 늘려 경영권을 공고하게 한다는 명분도 있어 이사회의 반발이나 참여연대 등의 반발을 누그러뜨릴 수 있다는 것이 중공업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현대상선측은 "5월말 현대중공업 주식을 2만1,200원에 샀으나 지금은 1만8,000원으로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가 막심하다"며 "건설을 지원하지 않겠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으며 시황이 좋아져 중공업 주식을 팔더라도 상선의 재무구조개선에 쓰겠다"고 밝혔다.
현대그룹측도 "현대상선의 중공업 주식을 매각할 경우 굳이 중공업을 선택할 이유가 없다" 며 "이 경우 현대중공업측은 현대건설에 실질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달가워하지 않고있다.
새로운 방안 모색 현대건설은 계동사옥 매각이 사실상 불발로 끝남에 따라 1,700억원 상당을 끌어모을 수 있는 다른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한 안은 계열사와 친족기업 들이 나서서 계동사옥의 현대건설 지분을 '십시일반(十匙一飯)'으로 분할 매입하는 방안이다. 이 경우 중공업이나 현대상선 등 계열사들이 조금씩 만 보태면 해결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조재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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