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축구계와 팬들의 최대 관심사는 협회가 대표감독으로 영입하려는 세계 최고수준의 외국인감독이 과연 누구냐 하는 문제일 것이다. 더불어 그가 받게 될 연봉도 무척 궁금하다.얼마전 잉글랜드대표팀을 맡은 스웨덴 에릭손 감독의 연봉이 50억원었다. 이를 감안하면 한국의 외국인감독 연봉은 최소 30억원에서 최고 50억원 이상이 될 것 같다. 그에게 대표팀을 2년 맡길 경우 60억원에서 100억원이 들어간다.
예산은 정부나 월드컵조직위, 체육진흥공단 등이 지원할 것으로 알려 졌는데 100억원으로 한국축구의 숙원사업인 잔디구장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지 계산해 보자.
100억원은 지방의 땅값을 평당 1만원, 1개면의 잔디구장 조성비를 2억원으로 계산한다면 전국에 30개면 이상의 잔디구장을 만들 수 있는 액수다.
이 정도면 어린 선수들이 잔디구장에서 경기 할 수 있는 기반시설을 마련하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까 우리는 축구 백년지계인 한국축구의 기반시설을 위한 거금을 월드컵을 위해 외국인감독과 맞바꿔 투자하는 것이다.
외국인 감독 영입이 결정된 지금 이런 이야기는 탁상공론에 불과할지 모른다.
94년 월드컵후 정몽준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국제축구연맹(FIFA) 아벨란제 회장에게 외국인감독을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아벨란제 회장이 추천한 감독의 연봉이 협회 1년예산을 웃도는 액수여서 포기했다고 한다.(그래서 결국 최고수준이 아닌 비쇼베츠감독이 부임했다)
물론 최고수준의 외국인감독이 올 경우 우리 축구가 더 좋아질 가능성은 많을 것이다. 그러나 예전에 외국인감독이 맡았을 때 국내축구인들과의 불협화음으로 많은 것을 얻지 못했다.
이번에도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이중으로 손해를 보게 된다. 어린 선수들에게 투자할 돈을 외국인감독과 맞바꾼다고 생각해 보자. 최소한 그에 상응하는 가치를 외국인 감독에게 뽑아내야 하지 않을까. 외국인 감독 활용 방안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는 것이다.
/유승근 u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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