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은 상징적 독립선포 12주년 기념일인 15일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내 이스라엘 점령지역이 자신들의 영토임을 시위하기 위한 '특별행동'에 나섰으며 이를 저지하는 이스라엘군과 극심한 유혈충돌로 팔레스타인인 8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부상했다.앞서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운동은 독립선포 기념일을 맞아 이스라엘 점령 영토에서의 국민주권을 실현하기 위해 유대인 정착촌을 향한 행진을 벌이는 등 대대적인 저항운동을 펼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팔레스타인 군중들은 이날 이스라엘 군에 의해 사살된 소년 2명의 장례식을 마친뒤 격렬한 시위에 나섰으며, 탱크 등을 동원해 미리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를 봉쇄하고 있던 이스라엘군이 시위대에 발포하면서 양측간 총격전이 벌어졌다.
아라파트 수반은 이날 사태에도 불구, 예년과 달리 독립선포 기념일 연설을 하지 않은 채 국제사회에 평화협상이 진전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비교적 온건한 자세를 보였다. 최근 한달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이날 유혈충돌로 중동평화를 위해 헌신했던 레아 라빈의 장례식 의미도 반감됐다.
예루살렘에서 열린 라빈 여사 장례식에는 힐러리 클린턴과 각국 외교사절들이 참석했으나 아랍 지도자들은 아무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아라파트 수반은 추도사를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이스라엘 TV에 보내 "평화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고위 인사들은 이날 이스라엘을 물리치고 팔레스타인 국가를 설립할 때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이스라엘측은 중동 위기를 더욱 악화시켜 국제사회의 개입을 유도하는 것이 아라파트의 의도라고 경계하면서도 팔레스타인이 과격시위를 중단할 때까지 협상을 재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에후드 바라크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밤 안보장관 회의를 주재, 팔레스타인 시위에 적극 대처하되 사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무력사용을 적절히 자제키로 했다./카이로=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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