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우삼의 액션이 '유연한 체조' 라면 서극의 그것은 '현란한 춤'이다. 그의 액션은 아득한 중원의 무림에 맥이 닿아있다. 그래서 그의 액션은 크고, 대륙적이다. 하늘을 날고, 바람을 가르고, 산을 무너뜨리는 터무니 없이 과장된 장면들이 빠르게 스쳐간다.그 '스피드' 속에 서극은 날카로운 서정을 집어넣는다.
그가 그것을 홍콩 도심으로 끌고 왔다. 영상은 여울목을 지나는 조수(潮水)처럼 빨라졌고, 감정은 도심의 불빛 만큼이나 강렬해졌다.
삶에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어설픈 신세대 보디가드인 타일러(사정봉)를 위험에서 구해준 킬러 잭(서자기)은 남미에서 활동했던 1급 킬러답게 정확하고 민첩하다. 그에게서 무림의 고독한 고수 냄새가 난다. 그가 거물급 인사들을 제거하러 나타난 동료 파블로의 동참요구를 거절한다.
그들의 명단에 임신중인, 사랑하는 아내의 아버지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파블로 일당은 잭을 쫓고, 잭은 그들을 피해 아내를 보호하려 하고, 타일러는 바로 테러 대상인 거물급 인사들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으면서 그들은 운명적인 만남을 향해 숨가쁘게 달려간다. '순류역류(Time And Tide)'는 완전한 문장을 차분하게 늘어놓지 않는다.
감정조차 빠른 교차와 반복으로 이미지화한다.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서극답다. 능란한 테크니션만이 가능한 일이다.
이대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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