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의 물고 물리는 법정싸움은 미국의 독특한 사법체계와 맞물려있다.미국은 연방과 주(州)로 이원화된 사법체계를 갖고 있다. 보통 주법에 따라 주법원에서 진행되지만 '연방간 지위조약에 관한 사건이나 주정부간 권한 분쟁, 주가 다른 주민간의 분쟁'의 경우 연방 지방법원, 연방 고등법원, 연방대법원으로 간다.
하위체계의 연방법원으로는 연방 지방법원, 세무법원, 국제무역법원, 연방 청구법원 등이 있다. 우리나라의 지방법원에 해당되며 대부분의 연방사건이 여기를 거친다.
지방법원은 50개 주에 94곳이 있고 컬럼비아 특별구와 푸에르토리코, 괌 등에 설치돼 있다. 다음 단계에 있는 고등법원은 지역고등법원과 연방순회고등법원으로 나뉜다.
지역고등법원은 미국 전역을 11개 구역과 컬럼비아지역 등 12개 구역으로 이루어지고 특정지역의 지방법원과 세무법원, 특정 연방행정관청에서 올라온 사건을 맡는다. 대개 지방법원의 판결에 불복한 사람은 순회고등법원에 사건을 의뢰한다.
연방 순회고등법원은 연방 청구법원, 국제무역법원등에서 올라온 사건을 담당한다.
이번에 부시후보는 마이애미 소재 연방지법에 수작업개표 중단을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가 기각당한 후, 조지아주 애틀란타에 있는 제11 연방순회 고등법원에 항소, 정식으로 심리에 들어간다는 결정을 얻어냈다.
대법원은 상원의 자문과 동의를 받아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9명의 종신직 대법관으로 구성된다. 대법관은 최고재판부로 임명되며 대법원 또는 전체 연방사법체계와 관련된 행정업무도 처리한다.
플로리다주는 1심인 순회법원, 고등법원, 대법원으로 이루어지는데 보통의 경우 주 대법원까지만 간다. 연방대법원은 주 대법원이 그 주의 법에 따라 내린 판결을 다시 심의하지는 않는다. 다만 예외적으로 주 대법원이 상소하면 연방대법원으로 갈수 있다. 이때 연방대법원의 판결은 주법을 초월해 효력을 발생한다. 플로리다 사건의 경우 주법원과 연방법원 모두에 소송이 제기된 상태인데 주법원의 경우 민주당 주지사에 의해 임명된 판사가 많아 고어 후보에게 유리한 반면 연방법원의 경우 상당수가 공화당 인사여서 부시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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