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0' '나는 나'등 보컬 주다인(24ㆍ본명 김수민)의 '뒤집어지는'목소리와 특이한 편곡으로 신선한 반향을 몰고 왔던 모던 록그룹 '주주클럽'이 2년 만에 새 앨범을 냈다. 가요계에서 앨범의 평균사이클은 1년. 그렇기 때문에 '도대체 무슨 일이라도 있었나'는 생각이 들 정도로 2년은 퍽 길게 느껴졌다."작업기간 같은 것 없어요. 그냥 기분 내킬 때 곡 썼다가 괜찮으면 녹음 하고 그래요."
주주클럽이 그동안 틈틈히 일본 매체들과 인터뷰를 했다. 1집이 일본에서 4만장이 팔렸고 지금도 소니 등 유수 레이블에서 일본어 음반을 내자는 제의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일본어로 부를 때 주다인의 보컬이 다칠까봐 조심스럽다고 한다. "정말 아낄 만한 목소리지요. 꼭 그 소리로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는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주승형(기타ㆍ28) 승환(드럼,베이스ㆍ27)형제 때문에 성까지 주씨로 바꾼 주다인은 그렇게 만든 노래 'memory'에서 특유의 꺾인 창법 대신 R&B 창법을 시도했다. 4집 '주주클럽 fun fun'은 기존의 모던록에 핌프와 펑크의 색깔을 가미했다.
재미있는 소리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곳곳에 보인다. 서정적인 발라드에 스크래치를 적절히 섞어 파격적인 효과를 내기도 하고, 녹음 상태인 줄 모르고 내던 담배 피우는 소리가 들어가기도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라디오를 듣고 기타 코드를 따서 작곡을 했다는 주승형의 내공이 곳곳에서 빛난다.
'멋있는 애들을 봐/스타일이 모두 좋아/ 그래줄 수 없니/ 말만 하지 말고 너 뭔가 보여줘'라는, 특유의 직선적이면서 재기발랄한 가사의 타이틀곡 'fun fun'.
스크래치와 귀에 남는 기타 리프, 주다인의 랩이 이번 앨범의 색깔을 대변한다.
1996년 연하의 남자와 사랑을 다룬 '16/20' 은 파격이었다. 주다인의 꺾인 창법도 도저히 정상으로 들리지 않았고, 열여섯의 남자가 어떻게 스무살 여자를 사랑할 수 있느냐는 의견도 있었다. 노래에 '꽤꽤'등의 의성어가 들어간 것도 충격적이었다.
이들의 시도는 오늘날은 보편적인 장치가 됐지만 그때만 해도 방송금지가 조심스럽게 거론될 정도였다. "요즘말로 이야기하면 '엽기'로 받아들여졌지요."
어느새 '중견'이 된 주주클럽. 그들도 이제는 변하고 있다. 꺾인 창법의 모던록, 트립합을 지나 내실있는 참신함 쪽으로.
양은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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