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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手검표 인정싸고 공방가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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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手검표 인정싸고 공방가열

입력
2000.11.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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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권의 향배는 민주, 공화 양측의 잇따른 법정 공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4일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의 재검표 보고 마감시한에 대한 법원의 판결이 있었지만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나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 어느 쪽의 손도 들어주지 않는 것으로 해석돼 재검표를 둘러싼 줄다리기가 계속되고 있다.리언 카운티 순회재판부의 테리 루이스 카운티 판사는 이날 오후 5시(현지시간)의 마감시한을 지키되 추가로 접수되는 수작업 재검표 결과에 대해서는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이 '건전한 재량권'을 행사하도록 주문했다.

이 판결은 표면적으로는 부시 측에 유리한 것 같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꼭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당초 마감시한 논란을 불러 일으킨 공화당 소속의 해리스 국무장관은 투표일 후 7일로 설정된 마감시한을 연장할 권한이 자신에게 없다고 했지만 이 판결은 국무장관에게 그럴 재량권이 있고, 이를 자의적으로 행사해서는 안 된다고 분명히 했다.

판결문은 "국무장관이 '모든 사실과 정황'을 검토한 후 재량권을 행사해야 할 것" 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마감시간 이후에도 수작업 재검표를 계속하고 있는 카운티들이 마감시한에 맞춰 미리 보고한 개표 결과를 수정할 수 있는 여지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고어 후보측에서는 주 대법원에 상고하려던 당초 계획을 취소하고 "수작업 재검표를 계속 진행하려는 기본 목표가 관철됐다"며 환영했고, 부시 후보측은 "플로리다에서는 벌써 3번이나 개표가 이루어져 부시가 승리한 것으로 결론이 났는데 재검표를 계속하겠다는 것은 민주당이 우세한 지역에서 개표결과를 의도적으로 뒤엎으려는 것"이라면서 재검표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번 판결은 재검표마감시한을 인정하면서 제시한 단서조항들을 고어 진영이 자신에 유리하게 활용할 소지를 제공하고 있어 외양상 양측을 모두 만족시키는 내용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 판결로 해리스 국무장관이 마감시한 이후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받아들일지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해리스 장관은 이 판결 이후 일단 각 카운티에 15일 오후 2시까지 개표 결과를 수정해야만 하는 이유를 소명하도록 해 이 시점 이후 그가 각 카운티들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인정할지 여부가 이번 대선의 최대 관건이 됐다.

해리스 장관은 13일 각 카운티들에 마감시한을 통고한 서한에서 재검표는 개표기 이상(mechanical problem)이 있는 경우에만 허용된다고 밝힌 바 있어 재검표 사유에 대한 해석을 둘러싸고 논란이 예상된다.

수작업 재검표의 최대 관심지역인 팜비치 카운티측은 이미 "플로리다 주법은 투표 집계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 수작업 개표를 허용하고 있다"며 해리스 장관의 해석과 상반되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고어 후보측은 해리스 장관이 마감시한을 넘긴 카운티들의 수작업 재검표 결과를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할 경우 제소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나섰고, 부시측은 전날 마이애미 연방지법에서 기각된 수작업 재검표 중지 소송을 애틀랜타 제11 고등법원으로 들고 가는 등 추후 상황전개에 대비하고 있다.

또 부시측이 고어에게 아주 적은 표차로 패배한 위스콘신, 오리건, 아이오와주 등 가운데 아이오와주의 재검표를 요구할 수 있는 시한이 16일 오후 5시로 다가와 경우에 따라 또 하나의 전선이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국면이다.

양측은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검표가 끝까지 진행돼야 하며 각 후보들이 그 결과를 수용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미국 유권자들의 여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양측은 최소한 해외부재자 투표 결과가 나오는 이번 주말이나 내주 초까지는 공방을 계속할 것으로 전망된다.

남경욱기자

kwn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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