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정후 25년만에 첫방문빌 클린턴 대통령은 1975년 종전 이후 미국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16일부터 3박4일간 역사적인 베트남 방문을 시작한다.
클린턴 대통령은 아시아ㆍ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이 열렸던 브루나이를 출발해 16일 밤늦게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 도착, 하노이 대우호텔에 여장을 풀고 17일 오전 대통령궁에서 천득렁 베트남 대통령의 공식환영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뉴욕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부인 힐러리는 16일 미국에서 바로 베트남에 도착, 클린턴 대통령과 합류한다. 클린턴 대통령은 천득렁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진 뒤 17일 오후에는 하노이 국립대학을 방문, 학생과 시민들을 상대로 베트남 도착 공식연설을 할 계획이다.
18일에는 베트남전 중 미 공군기가 추락, 수많은 미군이 사망한 하노이 인근의 하터이성 미군유해 발굴지와 베트남 전쟁당시 월남의 수도였던 호치민시(구 사이공)도 방문한다. 대학시절 베트남전에 반대한 전력이 있는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베트남방문은 종전후 점진적으로 개선돼온 양국관계를 완전히 정상화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취임 후 베트남에 대해 지속적인 포용정책을 추진, 1994년 무역제재를 해제한 데 이어 1995년 국교를 정상화했고, 지난 7월에는 약4년에 걸친 협상 끝에 전후 처음으로 양국간 교역관계 정상화를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그가 임기 말에 굳이 베트남을 방문하는 것은 동남아에 대한 영향력을 날로 확대해가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도 있다. 미국은 중국이 지난해 베트남과 육지 국경협정을 마무리하고 양국 지도자들의 교환방문이 빈번해지는 등 그간 소원했던 양국 관계가 개선돼가는 데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한편 클린턴의 이번 방문에는 대규모 기업인단이 동행, 미국의 대 베트남 투자문제도 활발하게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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