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이 20년 전 헤어진 모자의 정(情)을 이었다.6세 때 독일로 입양된 전길배(26)씨와 어머니 유길순(53ㆍ경기 이천시)씨는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복지재단(회장 김석산)에서 만났다.
막내아들은 "오늘이 한국을 떠난 지 정확히 20년되는 날"이라며 마냥 기쁨에 겨워했으나, 어머니는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리며 하염없이 아들의 얼굴만 쓰다듬었다. 남편을 병마로 잃고 어린 2남2녀를 친척집에 맡겼으나, 그 친척마저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어린 막둥이를 홀로 이역으로 떠나보내야 했던 아픈 기억 때문이었다.
이날의 상봉 주선자는 인터넷. 유씨는 큰딸(31)을 통해 지난 6월30일 '그리운 가족찾기 사이트(www.reunion.or.kr)'에 이름을 올렸고, 독일의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는 길배씨도 때마침 이 사이트를 찾아내 어머니를 찾는 글을 올렸다.
올해 5월24일 이 사이트 개설이후 미아 및 국내 입양자 97명이 가족을 만났으나, 해외 입양아의 가족 상봉은 처음이다.
고찬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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