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43대 대통령을 선출하는 대선의 당락을 결정할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문제를 놓고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측이 첨예한 법정 공방을 벌이며 정면 대결, 사태가 최대 고비를 맞고 있다.플로리다주 리언 카운티 순회재판부의 테리 루이스 판사는 14일 오전 10시30분(한국시간 15일 0시30분) 캐서린 해리스 플로리다주 국무장관의 재검표 마감시한 결정이 부당하다며 민주당이 제기한 재검표 마감 연기 신청에 관한 심리를 열었다.
이 판결에 따라 플로리다주의 수작업 재검표 계속 여부가 결정되며 이는 두 후보의 당락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 확실시된다. 현지언론과 관측통들은 루이스 판사가 민주당측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선거를 관장하고 있는 해리스 국무장관은 13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선거의 재검표 작업을 주선거법에 따라 14일 오후 5시(한국시간 15일 오전 7시)에 마감하고 해외 부재자투표에 대한 개표를 완료한 후 18일 승자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측은 이에 대해 마감시한 이후에도 수작업 재검표를 계속하도록 허용해줄 것을 요청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공화당의 개표참관 대표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이날 오전 법원의 판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고어 후보측이 투표결과 보고 마감시한 인 이날 오후 5시까지만 재검표를 하는 것에 동의한다면 이때까지 이뤄진 수작업 재검표의 결과를 받아들이겠다"며 고어 후보측에 타협안을 제안했다. 이에 대해 고어 후보측의 윌리엄 데일리는 "리언 카운티 순회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리겠다"며 베이커의 제안을 거부했다.
앞서 수작업 재검표 금지 여부를 심리한 마이애미 연방지법의 도널드 미들부룩스 판사는 13일 "수작업에 의한 검표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것으로 보인다"며 부시 후보측의 신청을 기각했다.
문제가 된 4개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와 관련, 지난 12일 카운티 전체의 수작업 재검표를 명령했던 팜비치 선거관리위원회는 14일 "우리가 수검표를 계속 진행할 권한이 있는지 명확해질 때 까지 수검표를 연기한다"고 발표했다.
반면 마이애미-데이브의 선관위는 이날 수작업 재검표를 실시할 것이라 밝혔다. 볼루시아는 이날 재검표를 진행중이며, 브로워드는 선거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수작업 재검표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부시 후보가 부재자 투표 6만표를 개표하면서 100여표를 앞서 역전극을 펼쳤던 뉴멕시코주에서는 이날 집계되지 않은 500여표를 개표한 결과, 고어 후보가 부시 후보보다 374표를 더 획득, 재역전했다
한편 민주당은 공화당이 법정소송을 끝내는 대신 양측이 플로리다 주 전체의 수작업 재검표에 합의하는 방식으로 대통령 선거문제를 해결하자는 제안에 무게를 두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로스앤젤레스 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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