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억원을 인출해 해외로 달아난 것으로 알려진 C은행 광주 화정동지점장 이승구(44)씨가 고객예탁금 70억원을 횡령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광주서부경찰서 관계자는 14일 "충남 J상호신용금고가 지난 1월18일부터 최근까지 화정동지점에 기업금전신탁통장과 보통예금통장 각각 3개에 70억원을 맡겼으나 11일 C은행 본점 검사팀의 확인 결과 통장에는 1,300여만원만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횡령 액수와 방법에 대해서는 수사중"이라면서 "이씨가 J금고가 맡긴 예탁금의 대부분을 빼돌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은행측도 이날 광주지검에 제출한 고소장에서 "화정동지점이 J상호신용금고를 상대로 발행한 기업금전신탁통장과 보통예금통장 각각 3개와 잔액증명서도 모두 위조된 것으로 밝혀졌다"며 수사를 요청, 이씨의 70억원 횡령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은행측 고발에 따라 수사에 나선 검찰은 신한은행 군산지점에서 9일 이씨의 부인 조모(43)씨가 1억원 짜리 수표 7장을 7억원 짜리 1장으로 교환해 간 뒤 이튿날 오후 박모(30ㆍ여)씨가 농협 군산 나운동지점을 통해 수표지급을 요구했다가 지급정지로 거절당했고, 또 다른 사람이 신한은행에서 수표 4억원을 같은날 입금시켰다가 이튿날 수표를 되찾아간 사실을 중시, 이들의 신원을 찾고 있다.
검찰은 이씨가 9일 직접 제일은행 군산지점에서 제일은행 명동지점 일은증권 당좌계좌로 5억원을 이체시킨뒤 현금으로 찾아간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이씨가 이미 수십억원을 횡령하고, 9일 수표로 인출한 27억원은 수표가 지급정지되기 전에 현금화하거나 채무를 변제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고 은행과 상호신용금고 관계자, 주변 인물 등을 상대로 입출금 및 거래 내역 등을 조사하고 있다.
안경호기자
k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