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의 전면 수작업 재검표 결정과 이를 둘러싼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와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간 법정 대결로 제43대 대통령 선거의 결과발표는 이번 주를 넘겨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플로리다주 연방 지방법원의 도널드 미들브룩스 판사는 13일 오전 9시30분(한국시간 13일 밤 11시30분)부터 수작업 재검표를 중지시켜 달라는 부시 진영의 신청을 심리했다.
부시 진영은 일단 지법에서 패소할 경우 항소할 것을 검토하고 있어 이 사건은 항소법원을 거쳐 대법원까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
부시 진영의 참관인 대표인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은 "플로리다주에서 실시되고있는 수작업 재검표 작업은 부시를 지지한 유권자들의 헌법상 권리를 빼앗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이를 중지시키기 위해 법정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부시 진영은 또 고어 후보에게 근소한 차이로 패배한 아이오와(선거인단 7명, 표차 4,949표), 위스콘신(11명, 6,066표), 오리건(7명, 5,756표) 등에서 재검표를 요구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공화당은 이에 앞서 앞으로 재검표에 대비, 뉴 멕시코주(선거인단 5명)의 조기투표 및 부재자 투표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을 해 법원의 허가를 받아냈다.
이에 따라 뉴 멕시코주 경찰은 투표함들을 압류했는데 공화당측 변호사들은 경찰의 압류가 선거부정 등과 전혀 관련이 없다며 이 압류조치는 주내 모든 투표함이 아닌 조기 투표와 부재자 투표에 국한되는 것으로 앞으로 수주 후 발생할지도 모를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한 형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팜비치 카운티의 수작업 재검표 결정으로 기세가 오른 고어 후보 진영은 문제가 된 브로워드, 마이애미_데이드, 볼루시아 등 3개 카운티 이외에도 오세올라 카운티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를 추가로 요청했다.
볼루시아 카운티의 경우 12일 밤 10시부터 수작업 재검표를 시작했으며 이 카운티의 선거관리위원들은 14일 오후 5시까지 개검표 결과를 보고할 것을 요구한 주 국무장관의 시한을 연장하기 위해 법원에 결과보고 연기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팜비치 한 곳만 해도 1%를 수작업 재검표하는 데 9시간이 걸려 카운티 전체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에는 118시간이 소요되고, 인구가 훨씬 더 많은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를 포함, 수작업 개검표 신청이 접수된 4개 카운티의 170만 표에 대한 추가 재검표 작업이 모두 끝나려면 이번 주를 넘겨야 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민주ㆍ공화 양당의 법정 소송이 계속 이어질 경우 최악의 경우 12월 18일로 예정된 선거인단 선거는 플로리다(선거인단 25명) 등 문제의 주 선거인단이 제외된 채 실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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