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ㆍ이경자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지검 특수2부(이덕선 부장검사)는 13일 정현준(32) 한국디지탈라인(KDL)사장으로부터 4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로 구속된 청와대 기능직 8급 위생원(청소부) 이윤규(36)씨가 '친목계(사설펀드)'를 조직, 중앙부처 공무원과 중소업체 대표, 증권사 간부, 친인척 등 70여명으로부터 수억원을 끌어모은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검찰은 특히 이씨 외에도 청와대 일부 직원이 이씨를 통해 펀드에 투자한 뒤 손실보전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 이씨를 상대로 직원 명단 및 투자액수 등을 추궁하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해 초 친목계를 조직, 중앙부처 공무원과 중소업체 대표, 증권사 간부 등 70여명에게 "코스닥 상장 예정기업인 N사나 평창정보통신에 투자하면 엄청난 수익이 남을 것"이라며 1인당 1,000만~3,000만원씩 수억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았다.
이와 관련, 이씨는 증권가 주변의 사설정보팀에도 참여, 나름대로 인맥을 끌어모았으며, 계원들은 대부분 이 곳에서 친분을 쌓은 사람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원들은 당시 집안 형편이 좋지 않은 이씨가 '병석에 누운 조부모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씨의 지극한 효심에 끌려 선뜻 투자금을 건넨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이렇게 끌어모은 돈 7억원을 N주식과 평창정보통신에 투자했으나 주가하락으로 큰 손실을 입자 정씨로부터 올해 손실보전금 명목으로 2억8,000만원을 받아 챙겼다.
중소업체인 N교역 대표 조모(40)씨는 검찰에서 "지난해 3월 이씨로부터 N사에 투자하면 좋다는 얘기를 듣고 1주 2만3,000원씩 약 1,000주 매입대금으로 2,300만원을 송금한 적이 있다"며 "이씨가 투자금을 떼먹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원금조차 돌려받지 못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 간부 손모씨도 "올 초 이씨가 평창정보통신이 유망하니 투자 한번 해보라고 권유한 적이 있다"면서 "당시 주변의 여건을 살펴본 뒤 투자 제의를 거절했다"고 말했다.
박정철기자
parkjc@hk.co.kr
박진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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