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저녁 서울시내에서 2만여 민주노총 노동자의 시위가 있었다. 각목을 들고 진압경찰과 충돌하면서 많은 노동자와 경찰이 부상했다. 노동자 시위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하지만 최근의 경제상황을 염두에 둘 때 구조조정은 불가피하고, 그렇다고 노동자에게만 피해를 강요할 수 없는 딜레마가 있다.올해 겨울이 우리 노동자에게는 가혹한 계절이 될 것임은 불을 보듯 뻔하다. 대우자동차의 매각 지연과 법정관리 결정을 비롯해서 수많은 기업이 퇴출되거나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앞으로 이런 위기에 놓일 기업들이 얼마인지도 모른다.
여기서 파생되는 문제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사안이 바로 실업자의 증가이다. 올 겨울 구조조정에 따라 새로 발생하는 실업자만 최소 9만 명이나 된다고 한다.
노동자들의 행동이 생존을 위한 몸부림이란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그렇다고 도시기능을 마비시키면서까지 과격한 시위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노동계도 사태를 대국적으로 바라 볼 필요가 있다. 기업환경이 이렇게 된 1차적 책임은 분명 해당 기업과 정부에 있다. 그렇다고 경쟁력 없는 기업을 방치하는 것은 나라 경제 전체를 망치는 일이다. 이 시점에서 기업이 경쟁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선택이다.
자본주의 체제 하에서 기업 없이 노동자 이익도 확보될 수 없다. 노동계는 대화와 타협으로, 정부는 사회 안전망 확충으로 위기의 계절을 넘겨야 한다. 특히 사회질서를 볼모로 한 폭력시위는 자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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