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이 13일 국회 정치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 중임제 개헌론' 등 미리 준비했던 원고 내용을 실제 연설에서 삭제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검찰 수뇌부 탄핵소추안 처리를 앞둔 시점에서 자민련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 때문.민주당 원유철(元裕哲) 문석호(文錫鎬) 의원 등은 4년 중임의 정ㆍ부통령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개헌을 주장하려다 당 지도부의 만류로 포기했다. 민주당 김영진(金泳鎭) 의원은 연설 초고에 '총리는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 자민련 총재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넣었다가 원고 마무리 과정에서 삭제했다.
원 의원 등은 당초 원고에서 "국가정책의 일관성 유지와 단기적 정책 남발에서 오는 국가적 폐해를 막기 위해 대통령 중임제로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며 "동서화합과 후계자 양성 등을 위해 부통령제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원 의원 등은 서영훈(徐英勳) 대표 정균환(鄭均桓) 총무 등으로부터 "내각제를 주장하는 자민련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를 듣고 이를 취소했다.
두 의원은 모두 이인제(李仁濟) 최고위원과 가까운 사이. 민주당에서는 '개헌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시각이 많지만 당내 일각에선 4년 중임의 정ㆍ부통령제 개헌과 내각제 개헌이 꾸준히 검토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광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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