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고채 금리가 지난주말 장중 한때 연 7% 벽이 무너지는 등 가파른 하락세를 보였지만 비우량회사채 금리와의 격차(스프레드)가 갈수록 확대되는 등 '금리 왜곡' 현상은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금리 속락 원인
최근의 금리 하락(채권값 상승)은 예금부분보장제 실시를 앞두고 은행권에 시중자금이 몰려들면서 연말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맞추려는 은행들이 불안한 회사채 대신 안정성이 높은 국고채를 집중적으로 매수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6월1일 연 8.82%에 달했던 3년짜리 국고채 금리는 10일 연 7.10%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6월19일(7.03%) 이후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특히 동아건설에 이어 대우자동차가 최종부도 처리된 이후 회사채 기피 현상은 가속화해 금리 하락속도는 더욱 빨라져 8~10일 3일간 무려 0.56%포인트 하락했다.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금리 하락은 자금시장 안정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금리가 떨어지면 기업들이 자금을 빌리기 쉬워져 실물 경제가 원활히 돌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금리구조가 '국공채 선호, 회사채 기피'에 따른 것인 만큼 오히려 경제 불안을 부추긴다는 우려가 높다.
실제 회사채 시장은 그야말로 빈사 상태에 빠지면서 초우량기업을 제외하고는 신규발행은 커녕 거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회사채 기준금리로 사용되고 있는 'AA-'급 3년짜리 금리는 10일 현재 연 8.29%로 연중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BBB- '급의 경우 11.73%로 여전히 고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국고채와 BBB-급 회사채간의 금리 격차는 올초 2.67%포인트에서 10일 현재 4.63%포인트로 두배 가까이 늘어났다.
▲금리 양극화 해소될까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연말까지는 이 같은 금리 양극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한은 채권시장팀 관계자는 "대규모 채권 매수를 계획하고 있는 은행들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채권값을 높여 금리를 떨어뜨리는 것이 필수적"이라며 "따라서 연말까지는 금리 하락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결국 시장의 불확실성을 얼마나 빨리 제거할 수 있느냐가 왜곡된 금리를 정상화하고 회사채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기업퇴출의 뒷마무리를 서둘러 부도리스크를 줄이고 금융구조조정도 하루 빨리 마무리해야 금리 왜곡구조가 개선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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