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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건설, 호소보다 실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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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현대건설, 호소보다 실천을

입력
200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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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을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한국 건설업을 대표하는 국민기업 현대건설이 어려움에 처해있습니다.현대건설을 정상화하려는 저희들의 노력에 전폭적인 지지를 호소합니다.'

주말인 11일 현대건설 홈페이지(www.hdec.co.kr)에는 '현대건설을 살립시다'는 제목의 애절한 팝업(pop-up: 사이트 접속시 별도의 작은 창으로 뜨는 광고) 글이 게재됐다.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의 스냅사진을 배경으로 한 이 광고의 아래쪽에는 일반인들이 지지서명할 수 있도록 성명, 주민등록번호, 주소 기재란을 마련해두고 있다.

국내 건설업의 역사를 대변하는 현대건설의 몰락 위기를 지켜보는 국민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현대의 모기업인 현대건설이 무너질 경우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다시 환란의 구렁텅이에 빠뜨리는 것은 아닌지 우려도 깊다. 현대건설측의 회사 살리기 외부 서명운동에 많은 국민들이 동참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건설 살리기'를 보며 3년여전 '기아자동차 살리기'를 떠올리게 된다. 정치권과 김선홍(金善弘) 회장이 합세해 "기아를 국민기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경제논리를 뒤로 한 채 어정쩡한 처리로 일관하다 결국 국제통화기금(IMF)체제라는 최악의 상황을 초래했다.

현대건설 역시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을 살려야 한다는 대의(大義) 아래 책임을 국민들에게 떠 넘기려는 우(遇)를 범하고 있다.

하지만 순리는 먼저 현대 대주주 및 경영진이 먼저 설득력있는 최선의 자구안을 내놓고 정부와 채권단, 국민의 이해와 협조를 요청하는 것이다. 스스로의 희생없이 국민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기업이 국민기업은 아니다.

경제부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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