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 부재자 표심은?2000년 미 대선 판도를 가름할 결정적 변수로 떠오른 해외 부재자표는 누구를 선택했을까. 파병군인이나 그 가족이 대부분이란 점에서 전통적 공화당표라는 게 일반론이지만, 올해 선거만큼은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는 반론이 적지 않다.
이 같은 전망은 이스라엘에 거주하고 있는 미 유권자들의 친(親) 민주당 표심에서 기인한다. 플로리다 출신의 이스라엘 거주 유권자가 많게는 1,500표 가까이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는 민주당은 이들이 어떤 투표율을 보였느냐에 따라 전체 부재자 표심도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지프 리버만 상원의원의 부통령 지명으로 고무돼 있는 유대계의 90% 이상은 친 민주당이라는 게 지배적이다. 따라서 이번 전국 투표율인 절반정도만 이들이 선거에 참여해도 예전의 양당 득표성향을 상당부분 뒤바꿀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민주당 이스라엘 지부 대표 셸던 쇼러는 최근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지에 "10만 명의 이스라엘 거주 미국 유권자 중 45%가 투표에 참가했으며 이 같은 숫자는 1992년 선거 때 3만 8,000명보다 훨씬 늘어난 것" 이라고 밝혀 이 같은 추측을 뒷받침했다.
군인들의 공화당 편중 또한 예전 같지 않다는 분석이다. 찰스 모스코스 노스웨스턴대 교수는 "장교들은 여전히 공화당이 성향이지만 사병들은 계급, 성별에 따라 민주ㆍ공화 양당 선호도가 확연히 구별되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코소보 진주 미 육군 320명을 대상으로 한 9월 설문조사에서 32%가 자신을 "진보적" 으로, 44%는 "중도" 라고 답했다며, 파병군인과 공화당을 과거처럼 단선적으로 파악할 수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플로리다주 일간 팜 비치 포스트에 따르면 9일 현재 52개 카운티의 부재자표 15,230 중 아직 도착하지 않은 부재자표는 7,479표인 것으로 집계됐다. 1만 명의 파병군인이 있는 베이 카운티가 650장의 부재자투표를 발송, 절반이 약간 넘는 표가 우송됐다.
584장을 발송한 콜리에 카운티는 86%의 회수율을 기록, 예년의 70%를 훨씬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1,379표를 보낸 브레바드 카운티 역시 4분의 3이 우송되는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현재 해외 미군은 한국 독일 일본 등 전세계 100여 국가에 주둔하고 있으며, 항공모함 5척, 잠수함 22척을 포함, 185척의 미 군함이 전세계 해역에서 포진해 있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는 플로리다의 해외 미군을 5,000여명으로 추산했다. 리처드 머레이 휴스턴대 교수는 해외거주자 중 민간인이 군인보다 6배 이상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1996년 대선 당시 공화당 밥 돌 후보는 플로리다주 선거인단에서는 패배했으나, 부재자투표에서는 1,212표를 얻어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902표)에 앞질렀으며, 1992, 1988년 대선에서도 조지 부시 당시 공화당 후보가 클린턴, 마이클 듀카키스 민주당 후보에 2기 연속 해외 부재자투표에서 우위를 보였다.
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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