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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달린 통일역주,다시 임진각서 멈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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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6년 달린 통일역주,다시 임진각서 멈추다

입력
2000.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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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도 부산을 출발, 7일간 1,400리 길을 달려온 10개 시도 건각들의 역주는 멀리 휴전선이 바라보이는 경기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에서 멈췄다.통일의 꿈을 안고 1955년 한국일보 창간 다음해부터 시작된 국토 대종단레이스에 참가한 10개 시도 건각 150여명은 제46회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주최 한국일보 일간스포츠 hankooki.com 대한육상경기연맹)를 무사히 마쳤다는 안도감에 앞서 국토의 허리에서 또 다시 멈춰야 하는 미완성의 국토 대종단에 진한 아쉬움을 느껴야 했다. 분단이후 남북교류가 어느 때보다 활발했던 한해였기 때문이었다.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는 12일 임진각에서 충북의 3연패(連覇)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충북은 부산~서울까지 500여㎞에 달하는 6개 대구간에서 내리 1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 28시간45분40초로 2위 경기(29시간13분07초)를 무려 28분27초차로 따돌리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13년만에 우승을 바라보던 경기는 초반 충북과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선수층이 두터운 충북에 천안구간이후 현격히 밀리면서 2위에 그쳤다.

2년만에 참가한 충남은 신예 지영준 등의 활약에 힘입어 29시간22분45초로 3위를 차지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우승후보로 꼽히던 서울은 종합기록서 4위(29시간29분02초)에 머물렀으나 마지막 대구간인 여의도~임진각(55.1㎞)코스서 이성운의 활약으로 1위로 골인, 7개 대구간 석권이라는 대기록을 노린 충북의 꿈을 무산시켰다.

전남 경북 대전 대구 부산이 각각 5~9위를 차지했고 6년만에 첫 출전한 경남은 고교생이 주축이 된 최약체 전력으로 10위에 랭크됐으나 561.5㎞를 무사히 완주, 박수갈채를 받았다.

최우수선수상은 3개 소구간을 우승하며 충북을 3연패로 이끈 손문규(삼성전자), 최우수신인상은 신예 지영준(충남ㆍ코오롱)이 차지했다.

우수선수상은 충북 유영진(서원대), 경기 오성근(상무), 서울 이성운(건국대), 우수신인상은 허장규 홍성덕 신철우(이상 충북)에 돌아갔다. 지도자상은 3연패를 달성한 충북의 이종찬 감독, 감투상은 경남과 대전이 각각 받았다.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최우수선수상 / 손문규

3개 소구간 우승…10년 도전끝 영광

부산~서울 대역전경주대회의 '불운아' 충북의 손문규(27ㆍ삼성전자ㆍ사진)가 대회 참가 10년만에 최우수선수상을 탔다. 손문규는 오성근 제인모 지영준 등 라이벌들과 치열한 소구간 레이스를 펼치며 3차례 소구간 우승을 따냈다. 부산~경주구간서 열린 첫 날 2소구간 레이스에서 복통으로 우승을 오성근에 내줬고 김천~대전 대구간 제2소구간(직지사~추풍령)서는 신예 지영준에 뒤지는 등 부진했으나 대전~천안 2소구간(유성~대평리)과 천안~서울구간 2소구간(성환~평택)에서 잇따라 라이벌들을 격파, 최우수선수상을 받았다. 한체대 4학년때인 94년 코오롱에 입단, 유망주로서의 길을 걸었으나 유독 대역전경주대회만은 부상으로 부진을 거듭,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하지만 91년 첫 참가이후 10년째를 맞아 다부진 각오로 나선 올해 후반레이스에서 급피치를 올리며 역전대회 징크스를 깨는 저력을 발휘했다.

선천적으로 오른손이 불편한 핸드캡을 딛고 정상의 마라톤 기량을 다듬은 손문규는 "충북 내곡초등학교 3학년때 육상에 입문한 이후 최고로 큰상을 받았다"며 "대역전경주대회 최우수선수상 수상을 계기로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기뻐했다. 97년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14분28초의 정상급 기록을 내며 각광받기도 했는데 지난해 10월 코오롱 사태를 겪으면서 슬럼프에 빠졌다. 이봉주와 함께 8개월여 동안 무소속으로 방랑생활을 하다 4월 삼성전자에 입단한 손문규는 "아테네올림픽 마라톤 입상을 목표로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우수신인상 / 지영준

인상적 역주 '재목감' 확인

"대선배들과 경쟁하다 보니 저절로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대회 첫날부터 손문규 오성근 제인모 등 차세대 마라토너와 함께 소구간 경쟁을 펼친 신예 지영준(19ㆍ충남ㆍ코오롱ㆍ사진)이 최우수신인상을 받았다. 지영준은 대회 4일째 직지사~추풍령 소구간에서만 우승했으나 10대 답지 않게 내로라하는 선배과의 경쟁에서 한치도 밀리지 않는 레이스를 펼쳤다. 이 같은 역주는 지영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으로 대한육상경기연맹 관계자들은 또 한명의 마라톤 신성이 출현했다고 기뻐했다.

지영준은 직지사~추풍령소구간 우승후 2차례나 손문규 오성근 제인모 등 전 코오롱 출신 선수들과 접전을 펼쳐 선배 손문규에 잇따라 선두를 내줬으나 박빙의 승부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해 12월 충남체고에서 코오롱에 입단한 지영준은 명장 정봉수 감독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이 일취월장하고 있다. 10월 전국체전 5㎞, 20㎞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주목받은 지영준은 이번 대회를 통해 차세대 기대주로 우뚝섰다. 역전대회 참가는 충남체고 1학년때이후 두번째. 98년 당시에도 소구간 1위를 두번이나 차지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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