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11일 당 3역 간담회에서 탄핵소추안 관철 의지를 재차 확인했다."탄핵소추안은 단순한 정치 공세라거나 쇼가 아니다. 검찰과 기싸움 하자는 것도 아니다. 옷 로비사건 판결에서 드러났듯 검찰 내부가 너무 썩어 있다."
이 총재의 거듭된 탄핵소추안 못박기는 다분히 당내용의 성격이 짙다.
실제로 한나라당 내에는 "통과되면 좋고 안돼도 그만"이란 다소 느슨한 분위기, "자민련이 결국은 민주당 편을 들게 될 것"이란 정치집단으로서 자민련에 대한 근원적 불신, "성급한 탄핵소추안 발의로 민주당-자민련 공조 복원의 길만 틔워준 것 아니냐"는 전략적 실책론 등이 산재해 있다.
게다가 상당수 당직자들은 "자민련이 아예 표결에 불참하는 것으로 탄핵소추안을 부결시키는 선택을 하게 될 것"이라 내다보고 있다.
표대결로 갔을 경우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민주당이 자민련을 표결 불참 쪽으로 끌고 갈 것이란 얘기다.
정창화(鄭昌和) 총무가 기회있을 때 마다 "민주당이 17일 표결에 참여할 것이다.
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총무가 정면돌파를 언명했다"고 말하는 것도 민주당을 표결 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의도적 압박책이란 설명이다.
그런 가운데 당 일각에선 탄핵소추안 분리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검찰총장은 살려주고 대검차장을 잡는 방식으로 가면 자민련의 동조를 이끌어 낼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아이디어다.
한 핵심당직자는 "자민련 지도부는 이미 민주당 쪽으로 기울었다"면서 "자민련 내부 반란을 어떻게 견인하느냐가 관건인데, 줄 선물이 마땅찮은 형편에선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홍희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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