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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또 다른 변수 '선거인단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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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또 다른 변수 '선거인단 반란'

입력
2000.11.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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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대선이 플로리다주의 재검표문제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선거인단의 최종투표과정에서 이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유권자들은 대선 후보자에게 투표하지만 실제로는 각주별로 할당된 선거인단을 1차로 선출한 뒤 이 선거인단이 12월 18일 2차로 투표하는 방식으로 치러지는 미국 대선에서 그동안 선거인단의 신의있는 투표행위에 대해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 올해처럼 박빙의 승부가 연출될 경우는 선거인단 몇 명의 반란표가 나오게 되면 당선자가 뒤바뀌게 되는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미 언론들의 가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만약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최종개표결과 플로리다주(선거인단 25명)를 차지하고 민주당의 앨 고 어후보가 오리건주(7명)을 확보할 경우 부시 대 고어의 최종 선거인단 확보수가 271 대 267표가 된다.

이렇게 되면 1차적으로 부시의 당선이 기정사실화하지만 만약 선거인단이 모여 치르는 '요식행사'성격의 2차 최종투표에서 부시측 선거인단중 단 3명만 고어에게 '반란표'를 던져도 고어가 당선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가정이 제기되는 근거는 각 주를 석권한 정당이 선출해서 2차 투표에 파견하는 선거인단이 투표때 반란표를 던지더라도 제재할 수가 없는 경우가 많고 과거에도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각주 선거법에 따르면 26개 주에는 반란표에 대한 제재규정이 없으며 제재규정이 있는 나머지 주들도 불과 1,000달러 벌금형에 처한다는 식의 상징적 처벌조항이 있을 뿐이다.

유권자와 당의 의사에 반한 반란투표가 이루어진 경우는 미국 역사에서 9건이 발생했다. 가장 최근 경우로는 1988년 대선 당시 민주당이 석권한 웨스트 버지니아주의 선거인단중 마가렛 리치가 2차 투표에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인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 대신 부통령 후보인 로이드 벤츤에게 투표했다.

또 1976년에는 공화당이 차지한 워싱턴주의 선거인단 마이크 패든이 공화당 후보인 제럴드 포드 대신 후보 명단에도 없는 로널드 레이건에게 투표했다. 이같은 '돌출행동'은 그러나 대세에 큰 영향을 주지않았다는 이유로 별다른 처벌없이 묵과됐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는 소수의 반란표로도 승부가 뒤집히는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어 새삼 '반란행위금지'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당성(黨性)이 투철한 인물이 선거인단으로 선출되게 마련이므로 상식적으로 반란행위가 일어날 개연성은 크지 않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앨 고어- 조지프 리버만이 당선될 경우 리버만이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직을 내놓게 돼있어 2년 후에 이 상원의원직을 노리는 인물이 장난을 칠 가능성 등 변수는 남아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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