팜비치 '나비형 투표용지' 州法위반 여부가 쟁점사상 초유의 재검표 사태로 치달은 미 대선이 법정으로 비화하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까.
법정의 일차적 쟁점은 팜 비치 카운티 주민들이 혼동을 일으킨 나비형 투표용지의 플로리다주법 위반 여부다. 나비형 투표용지는 반으로 접는 투표용지의 양쪽에 후보 명단이 있고 그 사이에 기표공간이 있다.
민주당측은 투표용지가 후보자 이름 오른쪽에 기표 공간을 두도록 정해진 플로리다주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공화당은 선거전 투표용지 샘플을 유권자와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충분히 숙지시켰고, 이름 옆에 화살표까지 있어 혼동의 여지가 전혀 없었다고 반박하고 있다.
학계는 이 같은 공방에 대해 투표용지의 불법성 여부가 재투표의 판단 근거가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미주리대의 앤드루 글래스버그 교수는 "어떤 유권자든 투표용지에 오기할 수 있는 만큼 법원이 투표용지의 불법성을 판결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플로리다주법은 재투표의 근거로 불법과 타락선거 등을 예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음으로 소송이 받아들여져 재판이 열릴 경우 사정은 매우 복잡해진다. 재판이 계속돼 내달 18일 전체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토록 된 선거일정을 넘기는 상황이 될 경우 미 정국은 대혼돈에 빠질 수도 있다. 이에 대해서는 학자들에 따라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일부 법학자들은 선거인단 투표에서 플로리다주의 선거인단을 제외하더라도 헌법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 수정 헌법 12조는 "전체 선거인단의 다수"를 득표한 후보가 당선된다고 규정하고 있다는 게 그 근거.
따라서 선거인단 투표일까지 플로리다주의 분쟁이 해결되지 않아 법원이 젭 부시 주지사의 선거인단 인증서 발급을 정지시키는 명령을 할 경우에는 고어가 플로리다를 제외한 총 513명의 선거인단중 이미 260명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에 당선자로 확정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상황이 이처럼 악화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민주당은 팜 비치 등 4개 카운티에 대한 수작업 재검표를 요구했고, 일부 카운티에서 이를 수용한다는 방침이기 때문이다.
글래스버그 교수도 재판부의 판결보다 컴퓨터가 인식하지 못한 무효표를 체크할 수 있는 수작업 재검표가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고 밝히고 있다.
팜 비치와 볼러시아는 11일 수작업 재검표에 들어갈 예정이며, 브로워드와 데이드 카운티는 각각 10일과 14일 청문회를 열어 실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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