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찍었던 투표자들이 플로리다에서 사용됐던 투표용지와 미개봉 투표함을 문제삼으며 법정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팜 비치 민주당 지도자인 버트 아론슨은 8일 "마이애미 북부에 거주하는 수백명의 투표자가 고어 후보를 찍으려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개혁당의 팻 뷰캐넌 후보에게 투표했다고 반발함에 따라 소송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보다 앞서 팜 비치의 투표자 3명은 이미 "펀치카드 투표가 너무 혼란스러워 고어 후보를 찍으려고 했는데 본의 아니게 뷰캐넌 후보에게 투표했다" 며 재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문제의 팜 비치 투표용지는 후보자들의 이름이 양쪽 위에서 아래로 배열돼 있고 양쪽 열 사이에는 각자 이름에 해당하는 구멍이 있다.
이번 투표용지에서는 맨 위 구멍이 왼편 첫번째에 위치한 부시에 해당하는 것이며 두번째 구멍은 오른쪽 맨 위에 있는 뷰캐넌의 것, 세번째 구멍은 왼편 부시 이름 아래 위치한 고어를 위한 것이다.
문제는 왼쪽에 있는 후보이름이 적힌 칸과 오른쪽에 있는 후보들 이름이 적힌 칸이 나란히 돼 있지 않고 반 칸씩 겹치게 돼 있어 고어를 찍으려던 사람들이 혼동을 일으켜 뷰캐넌을 찍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그 증거로 뷰캐넌이 플로리다에서 총 1만6,962표를 얻었는데 이중 20%인 3,407표가 팜 비치에서 나온 데 비해 이보다 인기가 높았던 데이드 카운티에서는 단지 561표를 받았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한편 민주당측 변호사들은 8일 오전 마이애미 데이드 카운티 교회유치원 앞에서 발견된 미개봉 투표함에 대해 증거보존신청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공화당측은 이런 형식의 투표용지가 "주 헌법에 의해 만들어졌고 수년 동안 사용됐으며 팜 비치 민주당 소속 선거감독관의 확인을 거친 것"이라며 민주당 주장을 일축했다.
플로리다에서는 현재 대부분의 카운티에서 컴퓨터 펀치카드로 투표를 하고 있고 작은 카운티에서는 광학장치나 손잡이를 사용하는 구식 기계장치를 사용하고 있으나 유럽식의 투표용지를 사용하는 곳은 없다.
이러한 다양한 방식 탓에 1876년에는 대통령선거 투표방식이 논란을 빚어 이듬해 3월에 결과가 발표된 사례도 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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