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준ㆍ이경자 로비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검찰이 8일 금융감독원 김영재(金暎宰) 부원장보에대한 수억원대 뇌물수수 혐의를 포착함으로써, 금감원 임직원들에 대한 수사가 본격 국면에 접어 들었다.검찰은 이날 오후 4시40분께 수사관들을 금감원 사무실에 급파, 임의동행형식으로 김부원장보를 전격 연행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김 부원장보의 동의로 사무실에 있던PC하드디스크 및 사과박스 4~5개 분량의 관련서류를 제출받았으며, 여비서도 함께소환했다.
검찰은 김 부원장보가 금감원에서 원장과 3명의 부원장 다음가는 고위직인데다, 대변인으로서금고 검사ㆍ감독업무와는 직접 관련이 없었다는 점에서 정현준(鄭炫埈)한국디지탈라인(KDL) 사장과 이경자(李京子) 동방금고 부회장의 로비가 당초예상보다도 광범위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동방금고에 대한 특별검사가 묵살된 배경과 대신금고에 대한 징계수위가 낮춰진것과 관련, 당시 심의제재위원회에 김 부원장보의 입김이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9인의위원을 상대로 로비여부를 정밀 확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또 정현준씨가 6일 국감에서 금감원 부원장이상 고위직과의 친분을 언급함에 따라 김부원장보보다 윗선이 직ㆍ간접적으로 불법대출에 개입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 정씨가 국감에서 언급한 이용근(李容根) 전금융감독원장도귀국하는대로 소환할 방침이며, 전 부원장 한명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있는 것으로알려졌다. 이 전 금감원장은 그러나 이날 금감위에 보낸 해명서를 통해"정현준?이경자씨와는 일면식도 없다"며 "현재 콜롬비아대학에서 초빙연구원으로있으며, 미국방문은 퇴임시부터 예정돼있었던 일"이라고 로비 연루설을 일축했다.
한편 검찰은 6일 국회 정무위 국감장에서 언급된 이씨와 검찰 고위간부들 간의 친분설에대해서는 수사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정씨가 단지 '검찰에아는 사람이 있다'는 이씨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을 뿐이나, 이씨는 이를 전면부인하고 있다"며 "따라서 정씨의 말 만으로는 범죄와의 연관성을 찾을 수 없다"고말했다.
손석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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