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지도자들 축하-유감 메시지 냈다 취소CNN 등 미국 주요 방송사의 조지 W. 부시 공화당 후보의 대통령 당선확정 보도로 각국의 지도자가 축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해프닝이 발생하는 등 지구촌 전체가 한 바탕 소동을 겪었다.
미국의 일간지 뉴욕 포스트와 찰스턴 가제타 등은 플로리다주의 개표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부시승리'라는 제목하에 호의를 발간,거리에 뿌렸다가 황급히 신문을 거두었다. 보스턴 글로브도 '부시 승리'로 신문을 인쇄하다가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발표로 긴급하게 인쇄를 중단했다.
유력지인 뉴욕타임스도 8일 새벽 3시 (현지시간) 웹사이트상에서 '부시 백악관 입성'이라는 기사를 올렸다가 1시간여만에 삭제했다 영국의 더 타임스는 부시가 승리했다며 10만부의 신문을 발간했다가 다시 기사를 수정해 신문을 내기도 했다.
또 일본의 최대 신문사인 요미우리는 '부시 당선'으로 호외 2만부를 발간,수도 도쿄지역 신문판매 망에 배급했다가 재검표 발표가 나오자 서둘러 신문을 회수했다.그러나 타블로이드판인 겐다이 등은 부시가 엄지 손가락을 치켜든 사진이 게재된 부시 승리 호외를 회수하지 못한 채 거리에 배포되는사태가 발생했다.
또 독일,러시아,영국,인도,인도네시아 등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부시 후보의 당선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즉각적으로 축하와 환영의 뜻을 밝혔다가 이를 취소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요하네스 라우 독일 대통령은 "부시는 독일의 좋은 친구"라고 부시에게 공개 축전을 보냇다가 상황이 반전되자 축전을 취소한다고 밝혀으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실은 8일 오전 기자 회견을 계획했다가 부시 후보의 승리가 불투명해지자 회견을 연기했다.
압두라흐만 와히드 인도네시아 대통령은 부시 후보가 앨 고어 후보보다 대통령에 더 적합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외교담당 수석보좌관인 세르게이 프리크호드코는 미 대통령 후보이름을 거명하지 않은채 "모스크바는 미국의 새 행정부와 양국우호 관계 발전을 위해 생상적인 대화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하며 당초 부시 당선에 대한 환영의 입장에서 한발 물러섰다.
유럽 일부 국가는 부시 후보 당선 보도가 나아자 곧바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조란 페레슨 스웨덴 총리는 스웨덴 TT통신과의 회견에서 "부시의 승리는 슬픈 일"이라고 유감을 표명했으여, 루이스 미첼 벨기에 외무장관은 군비확장을 주장하는 부시의 승리는 세계적인 군비 경쟁을 촉발시킬 것이라며 우려를 표명했다.
외환시장도 요동을 쳤다. 부시 후보의 당선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자 영국의 회환시장에서는 유로화의 대 달러화 가치가 곤두박질쳤다가 플로리다주의 재검표 발표가 나오자 다시 상승했다.
홍콩의 증신 전문가들은 중국에 대해 고어 후보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한느 부시 후보의 당선이 홍콩증시에 악영향을 미칠 것에 대해 우려했다가 재검표 발표로 가슴을 쓸어 내리기도 했다.
최기수기자
mounta@hk.co.kr
■방송 '신속한 오보 참사'
대선 개표상황을 보도한 미국 방송기관들이 7일 신속한 보도에만 성급한 나머지 당선확정 방송을내보내는 바람에 사상초유의 세계적 혼란을 빚는 원인을 제공했다.
미 방송들은 최근 두 번의 미국 전국선거에서와 마찬가지로 이번에도 컨소시엄을 구성,공동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보도를 했으나 '대참사'를 빚은 것이다. 이 컨소시엄에는 ABC,NBC, CBS, CNN, FOX 등 전국방송과 AP통신 등이 참여, 50개 주의 출구조사결과를공동으로 취합해 풀 방식으로 선거방송을 진행했다. 미국을 비롯 세계 전역에실시간으로 보내진 방송들은 거의 이 풀제에 의한 방송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은 미국 유수의 방송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밖에 없었고 결과적으로함께 혼란에 빠지는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아울러 이번 선거방송에는 가장 과학적인 샘플링 방법으로 인정받아 온 출구조사(exitpoll)기법이 사용돼 파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방법에선 투표장을 나오는순간 "누구를 왜 찍었는가"라는 질문을 위주로 간단하지만 정교하게 정리된질문지를 작성한다. 이 방법은 비교적 단시간내에 정확한 선거판세를 전망할 수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장점에 빠진 나머지 정확한 검증을 거치지 않은 한 줄의보도가 초래됐고, 미 방송계는 거센 비난에 직면하고 있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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