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대우車 최종부도 배경-파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대우車 최종부도 배경-파장

입력
2000.11.09 00:00
0 0

1만협력社·60만근로자 '직격탄'결국 대우자동차가 최종부도 뒤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됐다. "뼈를 깎는 자구에 동참하겠다는 노조 동의없이 다시 대우차에 신규자금을 지원할 수는 없다"는 채권단과 "어차피 대규모 인력감축이 될 거라면 차라리 1,100억원에 달하는 체불임금이라도 받겠다"는 대우차 노조측의 치밀한 이해득실이 맞물린 결과다.

대우차 최종부도 배경 정부와 채권단은 자구계획안에 대해 대우차 노조측이 극렬히 반대하자 '1차부도'라는 칼을 빼 들고 압박을 해왔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가도 노조측의 태도에 전혀 변화가 보이지 않자 채권단은 7일 오후부터 최종부도 대비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엄낙용(嚴洛鎔) 산업은행 총재가 공식 기자회견을 자청해 "대우차 경영정상화를 위해 밤을 새워서라도 노조동의서를 기다리겠다"고 밝혔다.

결국 정부와 채권단이 '노조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최종부도를 선택한 것은 어차피 노조의 전폭적인 지지가 없을 바에야 확실한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 법정관리가 낫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 한 관계자는 "중환자가 종교 탓을 들어 수혈을 거부한다면 강제적으로라도 수혈하는 것이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최종부도의 불가피성을 비유했다.

금융권 손실 최소 2조원 대우자동차에 대한 채권금융기관의 여신 규모는 10월초 현재 11조9,546억원에 달한다. 금융권 별로는 은행 4조7,599억원, 투신 4,321억원, 보험 2조2,241억원, 종금 1,911억원, 기타 9,280억원 등이다.

하지만 이 액수는 총 여신한도액으로 실제 여신 건전성에 따라 일정 비율의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문제 여신 규모는 이보다 다소 줄어든다.

8일 현재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포함한 12개 주요 채권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대손충당금 적립 대상 여신은 4조449억원. 이중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추정손실'(사실상 전액 손실로 인정되는 여신)로 분류돼 충당금을 100% 쌓아야 하는 신용여신은 2조8,81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이들 은행이 신용여신에 대해 현재까지 적립해놓은 충당금은 평균 56% 가량인 1조6,227억원에 불과한 만큼 나머지 1조2,584억원은 고스란히 추가 부담해야 한다. 1조1,000여억원에 달하는 담보여신에 대해서는 대부분 은행들이 이미 20% 이상의 충당금을 쌓아놓은 만큼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굳이 추가로 쌓아야 할 부분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협력업체, 계열사 파장 대우차 최종부도의 직격탄을 맞게 된 곳은 1만여개에 달하는 협력업체. 법정관리 신청과 동시에 가처분 결정으로 채권, 채무가 동결돼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업체들은 결제자금이 묶여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수밖에 없다.

결국 4,000여개에 달하는 1?2차 협력업체와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하는 1만여개의 부품공장들이 연쇄도산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60여만명에 달하는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대량 실업 사태도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46개에 달하는 해외법인이나 대우 계열사들의 타격도 클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불가피하게 3주간 공장가동을 중단한 폴란드 FSO공장을 비롯해 생산, 판매 법인들의 자금난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대우차에 4,000여억원을 빌려준 대우중공업을 비롯한 나머지 계열사들도 대출금 회수가 어려워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진행 및 매각 작업에 상당한 차질을 빚게 됐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엄낙용총재 일문일답

-최종부도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은.

"대우차 경영정상화를 위해 마지막까지 노사합의 도출을 기대했으나 결과가 그렇지 못했다. 채권단은 많은 손실이 불가피함에도 비탄력적인 노사관계로 회사의 경영정상화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안타깝지만 최종부도 결정을 내렸다."

-법정관리는 어떻게 되나.

"회사쪽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할 것으로 안다. 형식적 절차 진행만 남아있지만 법정관리에 필요한 서류를 갖추기 위해 2~3일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생각한다."

-최종부도처리에 대한 GM의 반응은.

"아직 듣지 못했다. 법원결정에 따라 매각협상이 진행될 것이고 GM도 이에 따라 입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

-부도결정이 매각협상을 어렵게 하지 않겠나.

"정상상태의 매각협상보다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회사의 모든 채권 채무가 명백해지므로 객관화된 평가가 가능하고 협상이 쉬워질 수도 있을 것이다."

-법정관리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대안은.

"법원 결정을 전제로 이야기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 구체적인 내용은 법원의 법정관리 결정이 있어야 말할 수 있다."

-협력업체 도산 등 부도결정에 따른 이후 대책은.

"협력업체의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채권단들이 협의를 거쳐 노력할 것이다. 필요한 경우 정부 측에도 도움을 요청할 것이다."

정상원기자

ornot@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