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인돌은 선사시대의 무덤으로 전세계 약 5만기 정도가 주로 해안선을 따라 분포하며 우리나라에는 전체의 40%정도 되는 약 2만여기가 대체로 하천을 따라 분포하고 있다. 그 중 전남 화순지역에 약 2,000여기 집중 분포해있다.역사학자들과 고고학자들은 고인돌이 인류가 수렵채취 시대에서 집단농경생활로 정착하게 되는 쌀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선사시대의 유적인 거석문화는 문화적 연구가치가 높으므로 인류가 보호해야 하는 중요한 문화자산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그래서 프랑스 등지에서는 고인돌 인근 2㎞이내에서는 차량진입마저 통제할 만큼 보호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화순군 춘양면, 도곡면 일원의 고인돌군은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밀집되어 있어 문화재로 지정된 상태이다. 더욱이 유네스코와 문화관광부, 화순군은 이 일대 고인돌을 인류가 보존해야 할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각종조사와 학술발표를 거쳐 유네스코에 자료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이달 27일에는 고인돌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예정이다.
그러나 모두가 아끼고 보존해야 할 고인돌 유적지 인근에 대형변전소가 건설 중에 있고 여기에서 뻗어져 나가는 송전선로가 고인돌군 곁으로 지나가게 예정돼 있어 문화유산을 아끼는 사람들과 군민들을 애태우게 하고 있다.
한전 측에서는 당초 협의가 있었다며 송전탑 설치공사를 위한 산림형질 변경 허가서를 제출하였고, 화순군에서는 문화재 보호법에 의한 문화재청의 현상변경허가를 선행할 것을 요구하면서 허가서를 반려한 상태다. 법률상으로는 문화재 위원회의 심의를 거친 후 허가여부를 결정하도록 되어있다.
그러나 결정도 나지 않은 송전탑 건설을 한전이 이미 기정사실화하여 인근 땅까지 매입한 것으로 드러나 화순군민들은 공사가 강행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화유적은 그 자체 뿐 아니라 주변환경도 중요하다. 선사시대의 고인돌 주위에 송전탑이 보인다면 세계의 웃음거리가 될 수 있다. 한전은 송전선로를 우회변경하여 주기를 바란다. 아울러 문화관광부와 화순군은 세계문화유산 지정에 발맞춰 이 유적지를 보호할 종합적인 계획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임근옥
전남 화순신문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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