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신뢰할 수 없는 집단은 시(기초)의회. 그래도 믿을만한 집단은 시민단체…'시정 감시와 견제역할을 맡고 있는 시의회와 시민단체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가 극과 극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특히 여론을 주도하는 계층 가운데 시의원-국회의원-공무원-경찰-시장 순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이 나와 이들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가 여전히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경기 성남시가 최근 한국정당정치연구소에 의뢰, 주민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성남시 시민만족 여론조사 및 참여행정 학술용역'결과에서 드러났다. 성남시민들만을 조사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일반화할 수는 없지만, 이번 조사결과가 민선지자제를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와 주목된다.
'시민의견 무시' 시의원은 싫다
시ㆍ도의회 특히 기초(시)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평가는 예상보다도 훨씬 부정적이다. 주민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시의원이 시민의견을 제대로 반영하는 지 여부를 묻는 조사에서 `별로 반영않는다'가 30.2%로 가장 많았으며 `보통' 23.4%, `전혀 반영않는다' 10.4%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잘 반영한다' 6.7%, `매우 잘 반영한다'는 0.3%에 그쳐 긍정적인 평가는 7%에 지나지 않았다. 시의회에 대한 주민들의 극도의 불신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역의 교수, 변호사, 의사 등 전문가 120명을 대상으로 별도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시의원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26.4%에 그쳤다.
시민단체에 대한 불신은 거의 없어
시민단체에 대한 시민들의 눈빛은 매우 따듯하다. 시민단체를 `믿을 수 없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시의회에 비해 `불신(不信) 비율'이 10분의 1에 불과한 셈이다.
반면 시민단체들이 `잘 하고 있다'는 응답은 21.1%, `보통' 49.7%로 70% 가량이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전문가들중 18.4%는 시민단체들이 `못 한다'고 응답, 일반시민들 보다는 부정적인 반응이 많았지만 대체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정당정치연구소 관계자는 “이 같은 결과는 상당부분 예상된 것 들이지만 과학적인 조사를 통해 확인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시의원들이 시정을 감시ㆍ감독하는 본연의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 시민단체를 시정활동에 적극 참여시키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국회의원, 공무원 보다 나은 편'
시의원(34.1%)-국회의원(31.5%)-공무원(18.1%)-경찰(12.1%)-시장(11.6%) 순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응답도 흥미롭다. 이들 5대 여론주도층은 평소 시민들의 신뢰도가 낮았던 것이 사실.
성남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경찰에 대한 신뢰도가 가장 낮을 것으로 예상했는 데, 경찰이 시의원과 국회의원 보다는 믿을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와 의외”라고 말했다. 또 시장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것은 최근 러브호텔 등 퇴폐업소 난립이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7월1~25일 무작위표본추출을 통해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2.5%이다.
한창만기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