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하다는 것만이 확실하다." (The Uncertainty is certain.) 21세기 미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2000년 대통령 선거가 7일(현지시간)실시되지만 어느 누구도 확실하게 선거 결과를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공화당의 조지 W부시 후보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가 팽팽한 접전을 벌이고 있다.어떻게 전개될 지 예측하기 어려운 21세기를 맞아 미국인들도 새로운 지도자를 선택하는데 심각하게 고민 하는 듯 하다. 하지만 21세기에도 미국은 '세계의 경찰'역할을 할 것이 분명하고, 차기 대통령은 이를 수행할 막중한 책임을 맡고 있기 때문에 세계인들은 당연히 선거결과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누가 된든지 미국의 대외정책은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지만 21세기의 국제 정세는 20세기와는 다르게 변할 것이다.
미국은 1992년 아칸소주의 주지사였던 무명의 빌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선택했었다. 클린턴은 비록 경제 전문가는 아니였지만 국민의 기대에 부응이라도 하듯이 경제만큼은 상당한 성공을 거두었고 미국은 현재까지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려왔다.
클린턴은 세계의 누비면서 미국식 민주주의를 전파해왔지만 뚜렸한 외교적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클린턴 시대의 외교 성적에 대해 혹독할 정도로 낮은 점수를 주고 있다.
이는 바로 클린턴이 외교를 제대로 못했다기 보다는 국제정세가 미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반미주의의 목소리는 더욱 고조됐고 최근 미 구축함 콜호에 대한 폭탄테러 사건에서 보듯 세계 도처에서 미국을 노리는 세력은 확산됐다. 앞으로 세게는 지난 10년간 미국만의 독주에 결코 순응하지는 않을것으로 보인다.
유로화라는 단일화 폐체제를 갖추기 시작한 유럽은 외교, 군사적으로도 독자세력을 구축하는 등 거대한 블록을 형성해 미국과 경쟁할 태세다. 중국은 이미 대항 세력의 중심이 되고 있으며 일본 역시 호시탐탐 영향력을 행사하려 하고 있다.
반미의 상징인 이란과 이라크는 물론 이슬람 국가들도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 미국의 뒷마당이라고 할 수 있는 남미 역시 미국의 말만 듣지는 않을 것이다.
미국의 차기 대통령은 이 같은 도전을 ㅇ러마나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21세기를 믹국의 시대로 이어가느냐는 과제를 안고 있다. 고어는 너무 똑똑해서, 부시는 너무 평번해서 대통령감으로 적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도 이제는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지난 대선 유세 중 외교문제는 별다른 쟁점이 되지 못했으나 차기 대통령은 취임하자 마자 외교문제에 전념할 수 밖에 없다. 세계의 3대 화약고라고 일컫는 한반도와 중동, 발칸반도의 정세가 숨가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양당은 눈앞의 선거에 정신이 없지만 정책 브레인들과 각종 연구소들은 각국의 정세는 물론 21세기를 선도할 외교,안보 정책을 구상하느라 눈에 보이지 않게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차기 대통령이 수행할 그랜드 플랜을 지금부터 마련하고 있는 것이다.
이 그랜드 플랜의 첫 과제는 아마 한반도가 될 것이다. 미국의 동북아시아에 걸린 이익은 한반도, 대 북한 정책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론을 중시하는 미국에서 북한에 대한 일반 국민의 관심은 거의 없는 편이다.
미국 언론들은 중동이나 발칸 문제는 비교적 정통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상당히 어두운 편이다. 차기 대통령도 물론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식이 없다. 따라서 우리 외교는 무엇보다 먼저 미국 차기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추진해야만 한다.
21세기 미국을 이끌 차기 대통령이 만나는 첫 외국의 수반이 한국의 대통령이 된다면 우리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다.
이장훈 국제부차장 truth2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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