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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한 표가 백악관行"막판 혼신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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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대선 미국의선택 / "한 표가 백악관行"막판 혼신유세

입력
2000.11.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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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통령 선거 사상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최대의 시소게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대선 주자들은 4일 혼전지역을 돌며 막판 유세에 혼신의 힘을 쏟았다.모든 여론조사에서 여전히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후보가 민주당의 앨 고어 후보를 오차범위내에서 근소하게 앞서고 있다. 그러나 막판에 불거져 나온 부시의 음주운전 스캔들이 일부 여론조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예측불허의 상황이다.

사흘간의 조사결과를 종합해서 발표하고 있는 CNN/USA TODAY/갤럽의 추적조사결과 부시가 전날과 같은 47% 대 43%로 리드를 지키고 있다. 이 결과는 전체 응답자의 3분의 1인 3일 응답자만이 부시의 음주스캔들을 접하고 설문에 응한 것이어서 아직 음주스캔들 영향을 반영하지는 않은 것이다.

그러나 매일 실시되는 ABC방송과 로이터통신 조사에서는 음주스캔들이 알려진 후 후보간의 격차가 다소 좁혀진 것으로 밝혀졌다. ABC방송/워싱턴포스트 조사에서 부시는 48% 대 46%로 2%포인트 앞섰는데 이는 전날의 4%포인트보다 2%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또한 로이터통신/MSNBC/조그비조사에서도 두 후보간의 격차가 3%포인트에서 2%포인트로 감소됐다.

지지율에서 부시가 앞서고 있으나 각 주별 선거인단 확보가능성 조사에서는 백중세가 지속 중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전체 선거인단 538명중 이날 현재 부시는 212명, 고어는 211명을 각각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두 후보 모두 당선권인 270명에 아직 이르지 못하는 숫자이다.

부시는 고향인 텍사스(선거인단수 32명)를 비롯 캔사스(6), 인디애나(12), 켄터키(8), 루이지애나(9), 미시시피(7), 조지아(13), 사우스캐롤라이나(8) 등 대평원과 록키산맥일원에서 남동부를 잇는 `L자벨트지역'을 석권하는 등 24개 주에서 우세를 보이고 있다.

고어는 최대선거인단이 배정된 캘리포니아(54)와 동북부의 뉴욕(33), 뉴저지(15), 코네티컷(8), 매사추세츠(12), 버몬트(3), 로드아일랜드(4), 플로리다(25)등 13개 주에서 앞서고 있다. 부시가 거의 2배에 가까운 주를 차지하고 있지만 `대형주 고어, 소형주 부시'형국이어서 확보 가능한 선거인단 숫자로는 비슷한 결과를 보이고 있다.

문제는 남은 14개 주의 향방인데 이 가운데 펜실베이니아(23), 미주리(11), 테네시(11), 워싱턴주(11), 위스콘신(11) 등 중간규모 5개 주를 누가 차지하느냐에서 승패가 갈릴 전망이다. 1주 전만해도 혼전양상이었던 플로리다주는 고어가 5%포인트 리드 중이고 고어가 앞섰던 위스콘신은 백중세로 변했다.

한편 두 후보는 이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미주리주 등 혼전지역을 돌며 막판 표밭갈이를 계속했다. 부시는 미시건주 디어본에서 행한 유세에서 “낡고 썩어빠진 구정치를 갈아치우고 수도 워싱턴에 신선하고 활력있는 새 바람을 불어넣자”며 민주당을 맹공했다.

고어는 자신의 고향인 테네시주 멤피스에서 흑인인권지도자 고 마틴 루터 킹목사의 아들 등 흑인지도자들을 만나는 등 흑인 유권자들의 투표참여를 호소했다. 또한 빌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주례 라디오방송에서 “미 역사상 초유의 최장기 경제호황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누구에게 표를 던져야 할 지 신중히 판단해 달라”며 고어 지지를 촉구했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부시 음주운전 파문

"판세영향 17%"

막판에 터져나온 공화당 조지 W. 부시 후보의 음주운전 경력은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공화, 민주당 선거참모들은 부시 후보의 음주스캔들이 몰고 올 파장을 분석하며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공화당은 민주당 간부가 언론에 제보했음을 들어 `워싱턴의 전형적인 공작정치'라고 반격에 나섰고, 민주당은 제보관련을 극구 부인하며 여론추이를 주시 중이다. 스캔들이 드러난 지 이틀이 지나면서 이번 사건은 판세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ABC방송이 유권자 7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5%가 “대통령직을 차지하는 데 문제가 있다”고 응답했다. 또한 87%는 “지지후보를 바꿀 의사가 없다”고 답한 반면, 12%는 “어느 정도 바꿀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또 17%는 이번 사건이 “선거판세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답했다. 수치로 보면 그리 크지는 않지만 워낙 백중세인 판세를 감안하면 1~2%의 지지율 등락은 자칫 치명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고어 후보에 호의적인 동부지역의 주요 언론들이 이번 스캔들을 계속 물고 늘어지고 있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언론들은 4일 “1998년 댈러스 모닝뉴스의 웨인 슬레이터 기자가 1968년 크리스마스시즌에 백화점에서 꽃다발을 훔치다가 체포된 외에 경찰에 붙잡힌 적이 있느냐고 물었을 때 부시가 `그런 적 없다“고 답했다”며 부시의 정직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파문이 확산되자 부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채 스캔들 진화에 전력을 쏟았다. 4일 미시간주의 디어본에서 유세에 나선 부시는 음주스캔들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으나 대신 지지연설에 나선 딕 체니 전 국방장관과 콜린 파월 전 합참의장이 변호에 나섰다.

부통령후보인 체니 전 장관은 “우리는 캠페인의 종점을 향해 다가서면서 과거 여러차례 보아온 반대편의 `자포자기 전술'을 또 다시 목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월 전 합참의장도 투표일이 수일 밖에 남지 않았음을 강조하면서 “측면에서 들어오는 사소한 `저격'에 동요하지 말라”고 호소했다./워싱턴=윤승용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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