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캐롤라이나주 잭슨빌에 있는 미국내 최대 해병대 주둔지인 캠프 르쥰의 식수공급시설이 치명적 소아질병을 야기할 수 있는 화학물질에 오염됐던 것으로 밝혀져 전체 미군에 비상이 걸렸다.미 해병대 대변인 마이클 레너트 대령은 1일 미 국방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1968~1985년 캠프 르쥰에 거주했던 일부 해병대 가족의 자녀들에게 식수오염과 관련한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고 밝혔다.
미 해병대의 발표는 지난해 미연방 독극물ㆍ질병관리국이 캠프 르쥰의 식수에서 검출된 화학물질이 선천적 기형 및 백혈병 등 소아질병을 야기시킬 수 있다는 보고서를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문제의 화학물질은 테트라클로르에틸렌(PCE)와 트리클로르에틸렌(TCE)으로 드라이크리닝이나 쇠에 붙은 기름때 제거에 쓰이는 약품이다. 독극물ㆍ질병관리국 웬디 케이 박사는 “두가지 물질이 선천적 유아질병을 야기할 수 있다는 여러가지 연구사례가 있다”고 밝혔다.
아직 관련여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캠프 르쥰에 거주했던 일부 임산부들은 유산하거나, 장기기형 등의 신생아를 분만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화학약품들은 1982년 부대식수공급시설내에 건설된 세탁소들에서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문제의 식수공급시설은 1985년 폐쇄됐다. 하지만 이미 1980년에도 캠프 르쥰의 식수에서 육군 환경관리팀에 의해 염소화탄소화합물 등의 유해물질이 검출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독극물ㆍ질병관리국은 오염가능시기를 1968~1985년까지로 추정하고 이 기간중 부대내 시설에 거주했던 1만6,500가구에 대해 위험가능성을 통보하는 중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6,500가구에게만 연락이 닿았을 뿐이며 해병대는 안내전화와 웹사이트를 동원해 나머지 1만가구를 찾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해병대에 20년 가까이 사실을 은폐해왔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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