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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들 '묻지마 대형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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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체들 '묻지마 대형화' 심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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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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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것이 아름답다?'주택건설업체들의 대형주택 선호현상이 심각하다. 이에 따라 실수요자들이 주로 찾는 중소형 주택이 갈수록 적어져 조만간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2~10월까지 서울지역 아파트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 중 전용면적 85㎡(약 25.7평)이상은 41.51%를 차지했다.

전용면적 60㎡(약 18평) 이하는 16.91%, 전용면적 60~85㎡이하는 41.58%의 비율을 보였다. 과거의 동시분양과 비교하면 대형 평형 증가세가 뚜렷해진다.

1997년 8월 동시분양된 아파트 대부분은 전용면적 60㎡이하의 소형아파트(75.17%)였고, 60~85㎡이하는 16.94%, 85㎡를 넘는 아파트는 7.89%에 그쳤다.

업체들이 이처럼 중소형아파트 건립을 기피하자 주택시장에서 소형아파트 인기가 상한가를 기록하고 있다.

서울시 9차 동시분양으로 공급돼 지난달 25~27일 계약을 마친 홍제동 삼성래미안 아파트는 130세대 모두 14평형인 소형아파트.

청약 당시 1순위 9.4대 1로 접수를 마감한 데 이어 130세대 모두가 계약을 마쳐 소형아파트 인기를 실감케 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입지여건이 좋은 탓도 있겠지만 요즘 신규아파트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작은 평형이라는 것이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대형주택 공급이 많아진 가장 큰 이유는 `장사'가 되기 때문. 지난해 동시분양을 통해 공급된 아파트의 분양가를 살펴 보면 20평형대는 평당 분양가가 평균 540만원에 그친 반면, 50평형대 이상은 무려 1,039만원에 달했다.

올해 들어 50평형대 이상 아파트의 평당 분양가가 상반기 991만원, 하반기 892만원으로 조금씩 낮아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소형 평형에 비해 분양가가 높은 실정이다.

업체로서는 25평 아파트를 2개 짓는 것보다 50평 아파트 1개를 짓는 것이 건축비는 덜 들면서도 분양가는 훨씬 높게 받을 수 있으니 대형을 선호하는 게 당연하다. 여기에 대형평형 수요자들은 내부 마감재 교체 등 옵션 품목을 많이 채택해 업체들은 이 부분에서도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

이런 현상이 부쩍 심해진 것은 외환위기 이후다. 당시 정부는 빈사상태의 건설업계를 살리기 위해 `소형평형 의무공급 비율'을 폐지하고 분양권 전매를 허용하는 등의 조치를 내렸다. 그 결과 업체들은 이윤이 많이 남는 대형주택 공급을 늘려 왔다.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원은 “외환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에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해지면서 구매력이 강해진 고급 수요층을 잡기 위해 업체들이 대형평형 위주의 공급을 했고 그 당시 상당한 재미도 봤던 게 사실”이라며 “다만 실수요자들 위주로 주택시장이 재편되는 현상이 뚜렷한 요즘까지도 대형만을 고집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환란 이후 많이 공급된 대형평형 아파트, 주상복합 등의 물량이 내년 하반기 본격적으로 입주를 맞게 되면 대형주택 초과공급, 소형부족 현상이 심각해 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진성훈기자 blu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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