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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시사프로 '시선집중…' 진행 손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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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시사프로 '시선집중…' 진행 손석희

입력
2000.11.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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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런 나쁜 놈들이 있나, 농민들이 얼마나 가슴 아프겠어." 지난달 26일 오전 7시 45분 라디오를 듣고 있던 택시 기사와 승객이 동시에 개탄했다.MBC 라디오 '시선집중, 손석희입니다'(월~토 오전 6시 5분~8시)에서 방송한 미군 탱크에 의해 말리던 벼를 망쳐 1년 농사를 헛 지었다는 경기 포천에 사는 한 농민의 절규는 청취자들의 분노와 탄식을 자아냈다.

손석희(44)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라디오 시사정보 프로그램 '시선집중...'이 단연 화제가 되고 있다. "프로그램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려고 합니다. 상업주의와 정치적인 것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많은 사람들이 진정으로 알고 싶은 것, 말하고 싶은 것들에 대한 통로를 마련하려고 노력합니다"

방송된 지 10일도 안된 이 프로그램이 많은 사람의 관심을 끄는 큰 이유는 손석희의 진행 스타일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저는 프로그램을 진행할 때 출연자들이 편하게 말할 수 있도록 반발짝 물러섭니다. 그리고 멘트를 할 때는 반발짝 앞섭니다." 진행자가 앞서서 출연자의 대답을 유도하거나 답변 중에 끼어들면 하고 싶은 말을 못하기 때문에 출연자가 말할 때는 최대한 말을 아낀다.

또한 진행 멘트를 할 때는 시청자들의 견해보다 조금 진보된 의견을 개진해 여론을 환기시키려한다. 이같은 손석희의 진행 스타일로 김영삼 전대통령, 동성애자인 탤런트 홍석천을 비롯한 유명인에서 서민에 이르기까지 '시선집중...'을 통해 할 말을 다하고 있다.

손석희는 단정한 외모와 정확한 멘트, 위기 처리능력이 뛰어나 탤레비전에서 뉴스, 재난 방송, 대형 특집 프로그램등 생방송으로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도맡아 진행해왔다.

하지만 '시선집중...'은 신경이 많이 쓰인다고 했다. "1시간 55분 동안 생방송으로 진행하는데다 출연자나 전화로 참여하는 사람들이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해야하기 때문이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요즘 늘 책을 보거나 신문을 읽는다 "프로그램의 내용이 광범위하고 시사적인 것을 많이 다루기 때문에 방송이 없는 시간은 신문을 봅니다. 그래야 방송할 때 어느 정도 안심이 되지요"

"틈틈히 신문읽어 시사상식 도움"

그는 당부도 했다. "일부 방송사 사람들이나 시청자, 청취자들이 제가 노조활동을 열심히 했다고 프로그램을 편견에 치우져 진행할 지 모른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데, 걱정 안 하셨으면 합니다. 전파는 국민의 것이니까요."

방송 17년째를 맞고 있는 그는 요즘 TV프로그램 '와! e 멋진세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성균관대 신방과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언론인 만큼 소모적인 직업이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연수를 가 미국 미네소타 주립대학에서 저널리즘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는데 프로그램 진행에 많은 도움이 돼요"

매형인 주철환 이화여대 교수의 방송 진행솜씨가 어떻냐는 질문에 "이 말을 하면 혼나겠지만 매형이 진행하는 EBS라디오 프로그램을 듣지 못했어요. 방송 재능이 있기 때문에 잘 할겁니다"며 웃는다.

배국남기자

knb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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