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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왕자들' 시작부터 삐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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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달왕자들' 시작부터 삐끗

입력
200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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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인 인물 설정. 선정적 장면.육두문자..."내용과 화면이 민망하고 자극적이어서 도저히 온 가족이 함께 볼 수가 없습니다."아침이면 방송담당 기자에게 걸려오는 독자들의 항의전화 내용이다. M

BC가 16일부터 시작한 일일 연속극 '온달 왕자들' (임성한 극본, 조중현 연출)에 대해 시청자의 불만이 쌓이고 있다. 지적은 대체로 타당해 보인다. 이 드라마의 캐릭터, 구도, 대사, 화면 등이 총체적으로 비정상적이어서 홈드라마로서 부적절함이 크게 드러나고 있다.

이 드라마는 네 여자를 거친 아버지(변희봉)와 네 아들, 후처(최명길), 아버지의 두여자(정영숙, 나경미)가 중심이다. 주변에서 상상하기도 어려운 가정이다.

게다가 네 아들중 장남(허준호)은 이혼 후 집에 들어와 살고 있으며 한 아들은 생모조차 모른다. 20대 젊은 미혼모(나경미)는 어린 자식을 극 중의 후처에게 맡기고 애인과 함께 사라진다. 대부분 극단적인 성격이다.

자극적이다 못해 패륜에 가까운 대사들도 난무한다. 25일 방송분에서 아버지에게 하는 아들의 말들은 단적인 예이다. "아버지보다 인간적으로 잘 났으니 말하지 마세요" "아버지는 폭군에 축첩에…" 아버지의 대사도 가관이다.

3분 정도의 대사에 아들에게 "놈" 이라는 욕을 5차례나 사용한다.

내용과 화면도 말초적이다. 어머니에게 선물을 사달라고 보채다 사주지 않자 자신을 물어뜯는 일곱살 짜리 딸의 모습이 버젓이 방송되고, 내용의 전개상 전혀 필요한 상황이 아닌데도 팬츠만을 입고 설치는 사내 모습이 너무 많이 방송되고 있다.

30대 가장으로 일본에서 근무하다 최근 귀국해 '온달 왕자들' 을 봤다는 한 독자는 "일곱살 짜리 아이가 자해하는 모습을 보니 더 이상 텔레비전을 켤 수가 없다. 일본에서도 볼 수 없는 장면이었다" 고 흥분했다.

제작진은 '시청자가 자극적이면 드라마를 더 볼 것'이라고 생각할 지 모르나, 홈드라마의 존재의미는 기본적으로 정서를 순화하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데 있다. 제작진은 각 가정의 자녀가 이 드라마를 보고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겠는지 숙고해야 할 것이다.

배국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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