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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배우

입력
200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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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되려면 예술大 졸업해야… 道마다 예술단 운영남한에 와서 화려한 인기 가수들의 활동과 소득수준에 무척 놀랐다. 가수, 무용수등을 포함한 북한의 배우들은 노동자처럼 월급이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배우가 되기 위해서는 각 도의 예술대학을 졸업해야 한다. 예술대학에서 기량이 우수한 학생들은 평양 또는 도 단위 예술단에 배치된다. 예술대학 사범학부를 마치면 예술교원으로 나간다. 이 과정에서는 ‘배경’이 크게 작용한다는 얘기도 있다.

내가 배우가 된 경위는 좀 색다르다. 79년 고등중학교 졸업후 나는 군(郡) 기동예술선전대에 배치돼 생산현장에서 노래로 노동의욕을 고취하는 일을 맡았다. 그런데 납북된 신상옥씨가 만든 신필름이 83년 전국적으로 배우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군(郡) 대표로 뽑혔고, 이후 함경남도 예술단에서 일하게 됐다. 83년 당시 배우 모집은 수천명을 대상으로 정말 대단하게 진행됐다.

각군 마다 재주있는 지망생들이 뽑혀 도(道)로 올라가면 중앙에서 심사를 해 신필름이 기용할 배우를 선발했었다.

함남도 예술단에서 12년 동안 일하면서 가수로 일햇다. 저음 노래를 주특기여서 ‘평양의 밤’등을 주로 불렀다.

도 예술단은 통상 180명 정도의 연주자, 가수, 배우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인근의 양강도의 경우 230명으로 구성된다. ‘성지’인 백두산 밀영 참배를 위한 이들을 위해 특별가극을 공연하기 때문이다.

이 가극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 일생을 그린 ‘햇빛을 안고서’ 라는 작품이다. 얼마 전 백두산을 관광했던 남측 대표단은 양강도 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해 감회가 유달리 깊었다.

배우들의 월급은 일반 노동자들보다 약간 나은 편이다. 탈북 직전 5등급(전체 8개 등급) 배우로 월 85원을 받았다. 하지만 식량사정이 나빠진 94년부터 예술단원들도 출근하자마자 식량을 구하러 다녀야 했다. 북쪽에서는 배우들이 월급이외에 돈을 벌 기회가 없다. 남한에서 처럼 밤무대 활동도 없고, 잔치에 불려가 돈을 받고 노래를 부를 수도 없다.

배우 생활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기억은 90년대 초반 김일성 주석의 삼지연 특각(별장)에서 한 공연이었다. 김 주석은 노년에 5월부터 8월까지 이 특각에 주로 머무렀던 것으로 알고 있다.

한편 배우들은 예술단에서 같이 생활하는 배우들과 결혼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재주가 많은 배우들은 좋은 배필을 구하기도 한다.

▲ 탈북자 김수정은 누구인가.

김수정씨는 함경남도 출신으로 1979년 고등중학교를 졸업한후 군(郡) 기동예술선전대에 일하다 83년부터 12년간 함남도 예술단에서 가수로 일했다.

그는 97년 여름 중국으로 탈출한 뒤 지난해 10월 남한에 정착했다. 그는 북쪽에 아직 가족들이 남아 있어 얼굴을 공개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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