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 쿠웨이트 침공 이후 유엔이 이라크에 설정한 비행금지조치를 무시하고 올들어 인도적 지원물품 및 기업인을 실은 유럽과 아랍의 항공기들이 잇따라 바그다드에 들어가고 있다.1일 개막하는 바그다드 국제박람회는 올해 33회째로 유엔의 대 이라크의 제재조치를 무색하게 하는 결정적 이벤트이다. 유럽과 아랍지역에서 최소 45개국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라크의 한 관리는 “몇몇 외국업체 관계자들이 `석유식량 교환 프로그램'에 의한 계약준비를 위해 이미 입국했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지난 9월17일 재개항한 사담국제공항은 오가는 항공기로 공항폐쇄 10년만에 최대 대목을 맞고 있다. 29일에는 이스라엘군과의 충돌에서 부상한 팔레스타인주민과 자치정부 토목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을 태운 항공기가 10년만에 처음으로 이 공항에에 내렸다.
또 28일 오전에는 터키와 우크라이나, 이집트의 항공기들이 의료진과 기업인을 태우고 왔으며, 오후에는 3일전 35명의 정치인과 기업가, 의사, 언론인을 태우고 이라크에 왔던 스페인 대표단이 공항을 떠났다.
27일 러시아 기업가 대표단을 태우고 입국한 러시아 브누코보항공사의 TU-154 항공기는 이라크와의 정기취항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알렉세이 사프키넨 브누코보사 부사장은 “이번 박람회 참가를 위한 비행은 정규상업비행이 아니라 러시아-이라크 우호협회를 통해 표를 구입한 승객을 수송하는 특별비행”이라고 말했지만 정기취항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이라크측의 발표와 보도가 나오고 있다.
알-라시드 이라크 석유장관은 29일 오는 1일부터 석유수출대금 결제통화를 달러에서 유로로 교체하겠다고 밝혔다. `나홀로 제재'를 고집하는 미국의 패권주의를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이다.
라시드 장관은 “유로 사용 입장에 대해 프랑스ㆍ러시아ㆍ중국이 지지의사를 밝혔다 ”며 “유엔안전보장이사회는 이에 관한 입장을 다음 주중에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라크 관리는 “세계 각국이 이라크와의 연대를 원하고 있으며 최근의 잇단 비행을 유엔의 경제제재조치가 무너진 표시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최진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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