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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 '잘타면 藥 못타면 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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킥보드 '잘타면 藥 못타면 病'

입력
2000.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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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명 ‘씽씽카’로 불리는 킥보드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요즘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 골목길은 킥보드를 타는 어린이들로 넘쳐 난다.대학생은 강의실을 옮겨 다니는 교통수단으로, 젊은 직장인들은 출퇴근이나 직장내 이동 수단으로도 많이 이용한다. 인터넷에는 무려 100여 개의 킥보드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을 정도다.

하지만 11일 킥보드를 타던 어린이(5)가 교통사고로 숨지는 등 안전사고의 위험도 크다.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킥보드를 타다가 다친 사례가 올해에만 1만 2,000여 명에 이른다. 대부분 팔, 다리, 무릎, 발목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었다.

이 때문에 미국 정부와 각 지역의 학교는 어린이에게 안전 헬멧 착용을 의무화하는 법안 제정을 추진중이다.

킥보드는 안전사고의 위험 못지않게 건강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자세가 정확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건강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그린재활의학과 김민영 원장의 도움말로 킥보드와 건강의 관계를 알아본다.

너무 오래 타면 척추에 무리

킥보드의 발판 높이는 보통 4cm 정도. 한 쪽 다리는 보드 위에 올려놓고 한 쪽은 땅바닥을 차기 위해 아래에 놓기 때문에 두 다리는 비대칭 상태가 되기 마련이다.

당연히 발의 높이가 달라 다리 근육이 불균형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즉, 발판에 올려놓은 쪽의 골반 근육은 땅으로 떨어지는 반대 쪽 다리를 잡아주기 위해 일방적으로 많은 양의 일을 하는 것이다.

더구나 장시간 킥보드를 타는 경우 발판에 올려놓은 골반 근육이 지속적으로 수축되면서 경련이나 통증이 올 수 있다.

특히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가 킥보드를 오래 타면 몸이 한 쪽으로 기울어지는 습관이 생겨 척추측만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또 전진하려는 자세에서 균형을 잡다 보면 고관절과 요추주위근에 무리가 가며, 땅을 찰 때 왼쪽 무릎관절에 손상을 입을 수도 있다. 바닥이 울퉁불퉁한 곳에서 킥보드를 타면 몸통과 머리가 울려 감각신경이 둔해지기도 한다.

평평한 곳서 타는게 좋아

물론 제대로만 타면 전신의 균형감각과 평형성이 발달되고 근육의 순발력도 좋아진다. 그러면 어떻게 타야 할까. 김민영 원장은 다음과 같은 주의사항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한다. 첫째, 바닥이 고른, 잘 포장된 땅에서 타야 한다.

둘째, 가능한 한 양 쪽 다리를 번갈아 사용한다. 평소 타지 않던 발을 이용할 때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셋째, 타는 시간은 30분 이내로 제한한다. 넷째, 요통 환자나 둔부, 무릎, 발목에 관절통이 있는 사람은 타지 않는 게 좋다.

다섯째, 가벼운 통증이 오는 경우엔 스트레칭으로 근육의 긴장을 풀어준다. 여섯째, 운동선수는 균형감각이 손상될 수 있어 삼가는 게 좋다. 일곱째, 올려놓는 발의 위치는 보드의 약간 뒷 부분에 놓는다.

시선은 발끝에 두지 말고 20m 전방을 향한다. 여덟째, 균형감각을 위해 반드시 운동화를 착용한다.

/고재학기자 goindo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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