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가 총체적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체감경기의 급격한 둔화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던 지표경기가 9월을 고비로 냉각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지표경기를 받쳐주던 반도체 수출마저 둔화하면서 실물경제가 급속도로 악화, 하강경기의 '경(硬)착륙'이 우려되고 있다.
통계청이 29일 발표한 '9월중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올들어 평균 20%를 상회하던 생산증가율(전년 동기 대비)은 9월 들어 15.1%로 하락, 작년 3월(20.4%)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공장가동률(78.1%)도 5개월만에 호황국면 수준(80%대)을 벗어났고, 1~8월 30~70%씩 증가하던 설비투자도 18.9%로 급감했다.
체감경기 악화로 내수가 급감하고 세계경기 둔화로 수출도 한계에 부딪치면서 제조업의 생산과 투자지표가 본격적인 하강국면으로 접어든 셈이다.
대표적 내수지표인 도ㆍ소매판매량은 작년 2월(8.2%) 이후 최저 수준인 6.1%로 하락했다. 향후 소비의 선행지표인 내수용 소비재 출하(도ㆍ소매점으로의 출고물량)도 마이너스 8.4%를 기록, 플러스 행진을 2년만에 멈췄다. 더욱이 2ㆍ4분기 이후 30%를 웃돌던 수출 출하도 20%대로 하락했다.
특히 우리 경제의 대안이었던 반도체 수출마저 하강국면에 들어서면서 향후 지표경기의 개선여부도 불투명한 실정이다. 총 생산증가율에서 반도체 기여분은 지난달 12%대에서 7%대로 뚝 떨어졌다. 경제전문가들은 체감경기와 지표경기의 쌍끌이 급랭(경착륙)을 막기 위해서는 부실한 대기업을 과감하게 퇴출시켜 확실한 구조조정에 대한 믿음을 국민들에게 주는 길뿐이라고 강조했다.
/유병률기자 bry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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