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홍콩언론, 장쩌민 공격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홍콩언론, 장쩌민 공격

입력
2000.10.30 00:00
0 0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홍콩 언론이 홍콩특구 장관 연임 문제를 놓고 격렬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江 주석이 2002년 임기가 끝나는 둥젠화(董建華) 홍콩특구 행정장관의 연임에 개입할 것인가를 묻는 홍콩 기자들을 맹비난한 데 맞서 홍콩 언론과 야당이 벌떼처럼 일어나 江 주석을 공격하고 나섰다.

사건의 발단은 江 주석이 27일 베이징 중난하이(中南海)에서 董 장관과 기자단을 접견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董 장관과 나란히 앉아있던 江 주석은 “董 장관이 과거 황제칙령식의 낙점을 받은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잇단 질문에 흥분, 기자들 앞으로 다가가 욕설을 퍼부었다.

江 주석은 “기자들이 단순하고 유치하며 수준이 낮다”고 호통을 쳤다. 그는 이어 董 장관 연임에 대해 “당연히 지지한다”며 “선거는 홍콩의 법률에 따라 진행되어야 하지만 홍콩은 중국 영토인 만큼 정부 결정도 중요하다”고 말해 선거에 대한 영향력 행사 가능성을 내비치고 말았다.

홍콩 언론들은 28일 이를 대부분 1면 머릿기사로 보도하며 중 국정부의 1국2체제 정책에 대한 회의와 江 주석의 지도자 자질까지 거론했다. 경제 일간 신보(信報)는 사설을 통해 “사실을 묻는 기자들에게 화를 내고 수준을 높이라는 훈계까지 덧붙인 것에 아연할 따름”이라고 비난했다.

또 명보(明報)는 “주민들의 관심사에 대한 합법적인 질문에 과민반응을 보였다”며 “기자들을 공개적으로 모욕한 것은 국가지도자의 품격을 해치는 행위”라고 밝혔다.

논란의 빌미를 제공한 董 장관은 “일종의 격려하는 자리였다”며 “아직 연임을 위한 선거출마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고 화살을 피하려는 입장을 취했다. 홍콩의 지식인들은 “1국2체제의 문제점을 드러낸 사건”이라며 “앞으로 더 큰 문제들이 어떻게 나타날 지 모르겠다”고 우려하고 있다.

최진환기자

cho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