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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엿보기] 곰 '뚝심'이냐 여우 '머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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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엿보기] 곰 '뚝심'이냐 여우 '머리'냐

입력
2000.10.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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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우스으로 끝난 일본시리즈는 나가시마 시게오 요미우리 자이언츠감독과 오 사다하루(왕정치) 다이에 호크스 감독의 대결로 일본열도를 들끊게 했다.나가시마와 오 감독은 현역시절 최고 명문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3,4번타자로 함께 뛰며 '교진(巨人)'의 전성기를 열었던 인물들이다.

'O-N'격돌은 60.70년대 그들의 활약상을 지켜본 세대뿐 아니라 그들을 잘 모르는 젊은 세대에게도 큰 관심거리였다. 나가시마는 현역시절 '미스터 자이언트'로 불리며 최고의 인기를 누린 스타플레이어 출신이고 오사다하루는 일본의 전설적인 홈런왕이다.

일본야구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두 인물의 대결은 일본시리즈의 흥행을 보증하는 수표였다. 후쿠오카돔과 도쿄돔을 오가며 벌인 6차전까지 입장권이 경기전에 이미 매진될 만큼 'O-N'격돌은 대단한 이슈였다.

국내 프로야구의 최대잔치인 현대와 두산의 2000시즌 하국시리즈가 30일부터 열린다. 두팀의 전력이 팽팽해 우승팀을 쉽게 점칠 수 없다. 김인식 두산감독이나 김재박 현대감독 모두 독특한 개성을 지니고 있다.

김인식 감독은 두산의 지휘봉을 잡은 95시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선 뒤 팀의 얼굴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원만한 성격에 선이 굵은 야구를 펼쳐 팬들이 적지 않다. 야구인들 사이에 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친화력이 뛰어난 지도자이다.

'40대감독의 기수'인 김재박 현대감독은 아마시절 국가대표 부동의 유격수로 활약했고 프로야구 초창기에도 대단한 인기를 누린 스타출신이다.

95년말 태평양을 인수해 출범한 현대호의 선장으로 승선한 후 이듬해 한국시리즈 준우승, 9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면서 프로야구선수 출신 40대 감독 가운데 가장 성곡적인 지도자로 평가 받는다.

'그라운드의 여우'라는 현역시절 별명답게 감독으로서도 잔수에 밝은 야구를 구사한다. 너무 잔야구를 한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지만 그만의 독특한 색깔로 나름대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O-N'대결만큼은 아니지만 두 스타감독의 격돌은 올 한국시리즈의 흥미를 불러일이킬 또다른 호재중의 하나다. 야구는 감독이 하는 게 아니라 선수들이 하는 것이다.

하지만 감독의 스타일에 따라 재미있는 야구가 될 수도 있고, 흥미를 반감시키는 게임이 될 수도 있다. 두 감독의 명승부를 기대하며 올 한국시리즈를 지켜보는 것도 또다른 재미다.

/정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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