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방문했던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귀국하면서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성사여부와 방북할 경우 방북시기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먼저 클린턴 대통령의 방북여부와 관련, 현재까지는 임기내 방북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워싱턴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최근 미 언론들이 일제히 `신중한 방북고려'를 촉구하고 나선데다 공화당의 대북 강경론자들도 이에 가세하고 나서자 백악관측도 곤혹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제이크 시워트 백악관 대변인도 이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26일 “클린턴 대통령이 올브라이트 장관과 방북결과를 논의한 뒤 1개월 내에 방북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히고 “이 과정에서 북한 미사일문제와 테러, 인권 및 한반도의 긴장완화 진전여부 등에 관해 평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치 미사일문제 등 대북현안 등에 진전이 없을 경우 평양행을 취소할 수도 있음을 간접적으로 내비친 것이다. 이는 물론 비판적 여론을 의식한 백악관의 `한발물러서기'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판여론 뿐 아니라 실제로 클린턴의 방북에는 11월7일의 대선결과라는 암초가 도사리고 있다. 만약 공화당의 조지 W. 부시후보가 당선될 경우 클린턴의 방북은 실현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고조되고 있다.
부시진영의 한 외교관계자는 최근 한 세미나에서 “우리가 당선될 경우 클린턴이 브루나이 아태경제협력체(APEC)회의나 베트남 방문등 예정돼 있는 친선행차는 문제되지 않는다”고 전제하고 “그러나 앞으로 한반도 외교정책을 좌우할 의제가 걸려있는 방북은 취소토록 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때문에 민주당이 패배할 경우 클린턴의 방북은 사실상 물건너갈 가능성도 있다는 게 워싱턴정가의 분석이다.
한편 방북이 성사될 경우 클린턴 대통령은 일단 다음달 15~16일로 예정된 APEC정상회담과 16~20일의 베트남 방문에 이어 평양에 갈 것이 확실시된다. APEC이전에 먼저 방북할 것이라는 일부 보도가 있었으나 다음주 중 제3국에서 열리는 북미 미사일협상의 결과이후에 방북여부가 확정될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적으로 너무 촉박해 설득력이 없다.
통상 대통령이 외국순방에 나설 경우 2주전에 1차 선발대가 떠나는 관례에 비추어 보더라도 다음주 초에 이미 선발대가 방북해야 하기 때문이다.
/워싱턴=윤승용특파원 syy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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