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용우ㆍ李勇雨 대법관)는 27일 외설 시비를 일으켰던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 장정일(蔣正一ㆍ38)씨에 대한 음란문서제조 등 사건 상고심에서 장씨의 상고를 기각, 유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이번 판결은 예술작품이라 할지라도 사회적 통념이 허용하는 범위를 과도하게 넘어선 성적 표현은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는 것을 대법원이 분명히 한 것으로, 문화계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음란성의 판단은 시대의 건전한 사회 통념에 따라 객관적으로 판단하되 평균인 입장에서 문서 전체를 평가해야 한다”고 전제한뒤, “장씨의 소설은 ▦인물이 성적으로 왜곡돼 있고 ▦괴벽스런 성행위를 노골적이고 구체적으로 묘사하고 있으며 ▦이런 묘사 부분이 양적·질적으로 작품의 중추를 이루고있어 우리의 개방된 성 관념에 비춰보더라도 음란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작품에 문학성이나 예술성이 있다고 해서 음란성이 당연히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작품의 문학적·예술적 가치, 주제와 성적 표현의 관련성 정도 등에 따라 음란성이 완화돼 처벌대상이 되지 않을 수도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장씨는 1997년 1월 음란문서제조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뒤 2심에서도 징역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 받았다.
이진동기자 jayd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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