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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위 / 신보기금 모르쇠 전술…보증외압 안개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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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경위 / 신보기금 모르쇠 전술…보증외압 안개속

입력
2000.10.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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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희한한 사건이다. 누가 거짓말을 하는 것은 분명한데 누군지 모르겠다.”27일 국회 재경위의 신용보증기금 감사에서 의원들은 신용보증기금 간부들을 대상으로 하루종일 이운영(李運永) 전 영동지점장이 주장한 (주)아크월드에 대한 보증 외압사건을 추궁했지만 '모르쇠' 답변에 지친듯 종내 두 손을 들었다.

전날의 4배가 넘게 몰린 50여명의 보도진을 의식한 야당 의원들은 정책질의는 아예 제쳐둔 채 즉석 일문일답을 벌이는 등 외압의혹을 사실로 몰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맥 빠진 분위기였다.

야당 측은 이날 이씨가 "지난해 2월 박지원 전 장관이 대출 청탁 전화를 했으며 당시 이사이던 손용문 전무에게도 알렸다"고 폭로한 것을 새삼 부각시키며 손전무 등에게 확인을 요구했다. 그러나 야당의 질의는 기존의 의혹을 재탕한 "맞죠"라는 촉구성 질문에서 한발짝도 더 나가지 못했다.

손 전무 등 신보 간부들은 이미 정무위 국감을 거치며 단련된 듯 야당의 집요한 질문공세에도 별로 흔들임 없이 "이씨의 주장은 자작극"이란 답변만 되뇌었다.

일문일답으로 첫 포문을 연 한나라당 나오연 의원은 "손 증인은 향후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란 엄포에 만족해야 했다. 같은 당 안택수 의원도 "증거도 없고 증인들 말도 틀리니 기가 막힌다. 안개만 뿌려 더 안 보인다"고 푸념했다.

자민련 이완구 의원은 "이 사건은 진실과 가공이 뒤섞인 섞어찌개 진술들로 언론 검찰 국회 어느 누구도 진실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민주당 정세균 박병윤 장영신 의원 등은 야당주장을 정치공세로 일축하면서도 신보 측에 "국민에 한 번 더 사죄하라"고 야단치는 등 야당과 또 다른 차원에서 신보에 대한 불쾌함을 드러냈다

이동국기자 eas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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