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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벤처기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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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 벤처기업가

입력
2000.10.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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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 벤처기업가로 꼽혀온 오칸다 마사후미(大神田正文·32·사진) `리키드오디오 재팬' 전 사장이 24일 폭력단 관계자 등 4명과 함께 구속됐다. 지난해 6월 사내 대립 관계에 있던 임원을 납치, 호텔과 승용차에 이틀간 감금한 혐의다.경찰에 따르면 이 임원은 경영방침을 놓고 오칸다 전 사장과 대립해 왔으며 피랍 직전 미국의 리키드오디오 본사를 방문, 오칸다 전 사장의 경영 능력에 대해 직소할 계획이었다. 경찰은 이를 알아 챈 오칸다 전 사장이 미국행을 저지하기 위해 폭력단을 동원, 그를 납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원은 이미 사건 직후 리키드사를 나와 게임소프트웨어 판매회사 `디지큐브'가 출자해 만든 인터넷음악 배급회사 회장을 지내다가 6월 리키드사의 컴퓨터에 불법 접속, 정보를 훔치려 한 혐의로 구속돼 있다.

경찰은 4월 디지큐브 본사 사무실 출입문에 2발의 총알이 박힌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납치사건도 밝혀 냈다.

일련의 사건은 인터넷 벤처기업의 치열한 경쟁과 오랫동안 소문으로 나돌았던 폭력단의 벤처기업 관여를 수면 위로 드러냈다. 오칸다 전 사장은 일본 최대 폭력단인 야마구치구미(山口組)가 관련된 자동차판매회사에 근무하다가 미국 리키드사의 일본 자회사 사장으로 발탁됐다.

리키드오디오 재팬은 도쿄(東京)증시의 새 시장인 `마더즈'의 첫 상장기업으로 한때 액면가 5만엔의 주식이 400만엔을 넘는 등 투자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디지큐브 등 경쟁사의 시장 참여를 막지 못해 추격에 시달리며 경영 실적이 떨어졌다.

폭력단과의 관계가 드러나 오칸다 전 사장을 비롯한 임원진이 면책 사임한 이후에도 주가는 급격한 하향곡선을 그렸다. 25일에는 전 사장 구속의 여파로 제한폭인 5만엔까지 빠져 36만1,000엔에 마감했다. 반면 폭력단은 초기 투자를 약 80배로 불려 거의 회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황영식 특파원

yshw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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