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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씨 '007 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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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씨 '007 작전'

입력
2000.10.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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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준(32)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은 지난 21일 불법대출 의혹이 불거진 후 가족과 함께 서울 서초구의 자택을 나와 인근 친척과 변호사 사무실 등을 전전하고 있다.정 사장은 그동안 비밀작전을 방불케 하는 치밀한 방법으로 장소를 바꿔가며 금융감독원 음모설과 정ㆍ관계 인사 로비설 등을 차례로 언론에 폭로했다.

언론과의 연락은 비서격인 강모(모유통 대표)씨와 손아래 동서가 맡아왔으며, 이 과정에서 휴대폰 번호도 여러 차례 바꿨다.

특히 정씨는 기자들과 만날 때마다 금감원 간부 것으로 추정된다는 차명계좌 입금전표와 직접 작성한 `금감원 특검의 의문점' 등의 근거 자료를 제시, 이러한 사태를 예상해 상당한 준비가 있었음을 드러냈다. 실제 정씨는 한국디지탈라인의 유동성 악화와 평창정보통신 소액주주들의 고소가 시작되던 지난달부터 관련 서류를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평소 언론의 생리를 잘 아는 점을 이용,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의 불법 대출 주도 및 금감원 직원의 조직적 연루 등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한편 사설 펀드와 비자금을 통한 로비 사실을 제기해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고 시도했다.

정씨는 25일 검찰 소환이 임박한 사실이 알려지자 주변 인물과 함께 변호사 선임과 자료정리 등 만반의 준비를 하며 “검찰에서 모든 것을 다 털어놓겠다”고 밝혀 수사결과에 따라 엄청난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상연기자

kubr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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