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 가운데 가장 많은 공을 던졌다.” 스스로 12가지 볼을 뿌릴 수 있다고 자신하는 `팔색조' 조계현(36)은 `덕아웃 시리즈'를 원점으로 돌린 주역.1차전에 이어 또 다시 LG 에이스 데니 해리거와 물러설 수 없는 맞대결을 펼친 조계현은 이날 6과 3분의2이닝 동안 단 5안타만 맞고 삼진 3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역투, 승리 투수가 됐다.
직구 최고 스피드가 시속 135km에 불과했지만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투심 패스트볼과 활처럼 휘어나가는 슬라이더로 LG 타선을 철저하게 틀어막았다.
특히 왼쪽타자의 무릎을 파고드는 과감한 승부로 고비 때마다 내야땅볼과 삼진을 솎아내 베테랑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플레이오프 개막전때 마땅한 선발이 없어 고민하던 김인식 두산감독은 해태시절 5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던 조계현을 팀의 제 1선발로 내세웠다.
프로 12년 동안 123승(87패)을 거두며 7,000명 가까운 타자를 상대한 노련함을 믿었기 때문이다. 지난 해 삼성에서 패전 처리로 뛰며 3패, 방어율 11.51로 `병든 닭'이라는 비아냥을 들으며 시즌을 마친 후 옛 스승 김인식감독이 사령탑으로 있는 두산으로 옮겨왔다.
연봉이 절반으로 깎인 5,400만원에 계약한 것도 계속 공을 던지고 싶었기 때문. 시즌 초 부활 기미를 보이던 그는 5월 어깨부상으로 신음했다.
하지만 9월 이후 4연승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109개를 던지고 물러나 승부가 7차전까지 갈 경우, 다시 한번 선발로 나서게 된다.
/정원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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