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만에 3집발표 박정현“미국에서 작업을 해서 너무 편했어요. 프로듀서랑 얘기도 많이 했구요.”
재미 교포인 박정현은 아직까지 영어가 더 편하다. 24일 `이소라의 프로포즈'200회 특집 방송에 출연한 그는 리허설을 끝내며 함께 노래 부른 교포 출신 가수 김조한과 쉴새없이 영어로 대화를 나눈다.
1년 6개월만에 만난 박정현은 훨씬 자연스러워져 있었다. 짧은 커트머리는 어느새 어깨 길이의 찰랑거리는 생머리로 돌아왔고 얼굴도 적당히 그을려 건강해 보인다. “앨범 컨셉처럼 자연스러워지려고요. 머리는 자라는 대로 기르고 미국에서 수영과 등산을 틈나는 대로 즐겼어요”
올해로 데뷔 4년째인 박정현은 요란한 `돌풍'을 몰고 다니지는 않지만, 음악을 좀 듣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하나쯤 그의 음반을 가지고 있을 정도이다. 숨소리까지 녹아들 듯 섬세하지만 진한 소울감과 폭발력을 아울러 지닌 그의 보컬은, 현장에서 들으면 `아찔하다'는 느낌이 든다. 겉모습만 보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한 PD는 막상 무대에 오른 그의 노래를 듣고 `청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한다.
3집 `Natural'은 특유의 화려한 바이브레이션을 다소 절제하고 `부르고 싶은 대로'불렀다. 셀린 디옹, 노다웃 같은 세계적인 팝스타의 음반작업을 지휘한 폴 벅마스~K? (Paul Bukcmaster) 등 거물급 프로듀서와 엔지니어가 대거 참여한 새 음반은 `R&B의 요정'이라는 틀을 벗어나려는 흔적이 역력하다. 록, 퓨전, 디스코 등을 시도했고 창법도 과감해졌다. 1집 `나의 하루'같은 애절한 한국적 발라드를 기대하는 팬들은 다소 낯설 듯하다. 하지만 그 보컬의 질감과 깊이를 아는 사람에게는 훨씬 더 만족스러운 음반이다.
애초 타이틀곡이었던 `아무말도, 아무것도…'는 24인조 오케스트라가 동원된 6분 8초의 대곡이다. 하지만 방송용으로는 너무 길어 4분짜리로 재편집했고, 편안한 R&B `You Mean Everything to Me'를 전면에 내세웠다. 음악에 관한 한 완벽주의자이지만, 제작이 이미 끝난 만큼 현실적인 요구와 어느 정도는 타협한 셈이다.
`TV에서도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는 것이 팬들의 요망사항이지만, 영어가 더 편한 박정현인지라 토크쇼나 버라이어티 출연은 본인이나 제작진 모두 부담스럽다. 그래서 앞으로도 음악프로그램이나 라이브 무대에서 주로 팬들을 만날 생각이다. “그동안 남들이 어떻게 생각할까 하는 데 너무 신경을 썼던 것 같아요.”
모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음반작업을 마쳤다는 박정현. 앞으로도 그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를 들려주겠다” 고 한다.
양은경기자k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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